"성산산성 221호 목간 최초의 이두 문장"
"성산산성 221호 목간 최초의 이두 문장"
  • 여선동
  • 승인 201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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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서울대 교수 연구결과 학술지 게재
 
 
2007년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221호 목간이 우리나라 최초의 이두 문장이라는 연구결과가 학술지에 게재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목간의 보고 성산산성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함안군은 이승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교수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한국문화 61호(2013. 3. 31. 발행)에 기고한 ‘함안 성산산성 221호 목간의 해독’이라는 논문을 최근 입수했으며 이를 통해 성산산성 221호 목간에서 확인되는 68자의 글자가 한국어순으로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이두 문장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1년 문화재청 산하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발간한 한국목간자전(韓國木簡子典)을 통해 처음 공개된 이 목간은 25.0×3.4×2.8cm의 크기이고 소나무로 제작됐다. 전체 4면인데 성산산성 출토 목간 중 가장 많은 글자인 68자가 기록되어 있다.

한국목간자전에 최초의 판독본이 실려 있고 ‘한국목간의 기록문화와 서체’를 저술한 바 있는 손환일 서화문화연구소장이 2011년과 2013년에 이를 판독한 바 있으며 이승재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새로 판독하고 전체문장을 처음으로 해독했다.

해독된 내용은 6월에 정확한 명칭을 알 수 없는 마을의 촌주가 군대 제의를 마친 후 성인남자 65명 정도가 600개의 벽돌이 할당된 산성을 쌓으러 가고자 했으나 갑작스러운 고위직 인사의 죽음으로 가지 못하는 것을 아뢰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라시대에 이미 문서행정을 시행했음을 알 수 있고 산성처럼 중요한 시설을 구축할 때는 마을마다 할당을 했는데 인력은 성인남자 65명 정도이며 이들이 600개의 돌을 쌓아야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성산산성의 축조방식을 정확하게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볼 수 있다.

또 시신을 벽돌로 덮었다는 것에서 당시 장례는 눈에 띄지 않게 시신을 감추는 것이며 돌로 매장하는 방법이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목간의 판독과 해독을 통해 나타난 가장 중요한 성과는 국어학적인 연구성과이다. 이승재 교수는 목간의 내용이 한국어의 어순에 따라 작성하고 한국어의 문법 형태를 드러내어 표기한 데다 한국어 단어가 포함되었으므로 이두로 작성한 것이 확실하고 또 성산산성의 목간은 6세기 중엽에 제작된 것이므로 이 목간이 한국 최초의 이두 문장이 적힌 목간이라는 것을 밝혔다.

광개토대왕비(414년), 중원고구려비(장수왕대), 포항중성리신라비(501년)나 진흥왕 순수비 등은 모두 한문으로 쓰인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대구무술오작비(578년)가 한국어 어순으로 된 최초의 문장으로 지목돼 왔는데 이를 20여년 앞당기는 연구성과가 나온 것이다.

그 외에도 한국한자가 나와 이미 6세기 중엽에 한국한자가 사용되고 있는 점, 받침이 되는 말음첨기의 표기법 등이 확인되고 있어 기존의 고대 한국어사를 다시 기술해야 할 정도로 획기적인 내용이 담긴 목간임을 밝히고 있다.

함안군은 성산산성 221호 목간의 해독에 따라 성산산성 목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게 됐다며 앞으로 함안박물관에 목간전시공간을 확대하는 등 목간의 중요성을 알려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산상성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의 21차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281점의 목간이 출토돼 목간의 보고로 불리고 있으며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 중인 말이산고분군과 함께 고대 함안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67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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