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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교육정책에 대한 바람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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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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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달 27일 내놓은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이 논란을 빚고 있다. 교육부가 복잡한 입시제도 개선을 위해 대입전형을 간소화하기로 했지만, 실제 전형수가 크게 줄지 않아 수험생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은 2017학년도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수준별 수능 2017학년도까지 단계적 폐지, 문과와 이과의 융합, 대학별 전형방법 축소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은 역사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대로 수험생의 부담 가중과 사교육비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개선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국·수·영 수능시험을 난이도에 따라 A·B형으로 구분하는 방식은 시행과 동시에 연차적으로 폐지된다. 이 방식은 첫 시행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시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은 방식이다. 교육정책 중 논란이나 비판을 받는 정책은 하루 빨리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정책이 우리나라처럼 자주 바뀌거나 갑작스레 바뀌게 되면 피해를 보는 건 사회적 약자인 서민층이고 입시 컨설턴트의 배만 불리게 된다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외에도 지난 정부에서 수백억의 국민 세금을 쏟아 부어 개발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의 수능 영어 대체도 없던 일이 됐다. 문·이과의 융합(안)으로는 일부 융합안과 완전 융합안이 제시되었다. 문·이과 완전 융합안이 채택되면, 모든 수능 응시생은 한국사와 함께 국·수·영·사·과 등 6과목 수능을 똑같은 문제로 치르게 된다. 융합적인 사고력을 지닌 인재양성이 중요해지면서 세계 각국은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문·이과의 구분을 없애려면 교육과정 개편, 교사 연수 등 준비해야 할 과제들이 하나둘이 아니며 학생들의 교육 부담 때문에 사교육이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대입전형 간소화는 대통령의 대표적 교육 공약 중의 하나로 그동안 수천 가지에 이르는 전형방법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어 온 점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별로 전형방법을 간소화 한다고 하지만 학생부, 논술, 실기, 수능, 면접 등 전형요소가 그대로이면 그 효과는 미지수다. 지난 정권에서 ‘평준화 교육에 수월성을 보완하겠다’며 추진한 자사고 정책도 ‘일반고와 중학교 교육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자마자 존폐기로에 서있다. 모든 제도는 문제가 있으면 바꿔야 한다. 이번 개편안도 전형방법을 대폭 줄이는 등 그동안 노정된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쓴 흔적이 엿보이나 입시 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이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하듯 변경해온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간다. 입시를 겪는 당사자들의 소망은 소박하다. 한 번 결정된 정책이나 제도는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들기 전에 문제점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입안할 것과 시행된 정책은 단점을 수정·보완하여 발전적 방향으로 개선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조선의 세종대왕은 학문과 토론을 중시하여 신하들로 하여금 마음껏 토론케하여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문제점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연에 예방했으며 그 결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후세에도 성군으로 추앙을 받고 있지 않은가. 6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의 교육정책의 결정과정이 세종대왕 당시보다 발전된 것 같지 않아 영 개운치 않다. 의견수렴 절차과정에 노정되는 많은 문제점들을 보완하지 않고 그런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반대 세력들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생략된 채 졸속으로 추진하여 이미 실패가 예견되는 정책들을 남발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자신의 임기 중에 무언가 결과를 보려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그 정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세종 치세의 정책 추진 과정을 정밀하게 살펴 교육의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앞으로 국민들이 국가의 교육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낭패를 보지 않는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사회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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