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어촌마을에 가다
별주부전 동화같은 이야기 속으로 '깡총'[어촌마을에 가다] 사천 비토섬 비토마을
임명진  |  sunpower@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09.03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비토섬 낙지포마을 선착장 전경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전래동화, 별주부전 이야기.

이 동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 사천시 서포면에 위치한 작은 섬, ‘비토섬’에는 별주부전의 토끼와 거북이의 신비로운 전설이 잠들어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비토라는 지명을 갖게 된지는 알 수는 없지만, 마을주민들은 섬 지형이 마치 토끼가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비토(飛兎)라는 지명이 자연스럽게 붙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비토섬 별주부전 전설은 삼국사기 구토지설에 전해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지명과 전설이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비토리 천왕봉 산하에 명지가 있다는 풍수지리에 따라 박씨, 손씨, 최씨가 육지에서 이주해 생활하게 됐다는 설도 전해 내려온다.

지금의 비토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육지화 됐다.

비토 섬에는 160여 가구, 400여 명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반농반어에 종사하고 있지만 어촌계에 가입한 어민이 100여 호, 200여 명에 달해 여타 어촌마을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특색이다.

청정해역에 속한 비토섬은 수산물이 풍부하다. 봄에는 바지락, 겨울이면 석화(굴)가 유명하고, 낙지와 해삼, 주꾸미 등의 해물도 빼놓을 수 없는 특산물이다.

서포 일대에서 생산되는 굴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는데, 비토섬 주민들은 비토섬에서 생산된 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발 빠른 주민들은 인터넷이나 택배로 주문을 받아 판매하기도 하면서 가계소득에 보탬이 되고 있다.

남편 토끼를 기다리는 부인토끼와 어린토끼들

 

안내판들.


비토섬이 별주부전의 배경으로 각광받게 된 이유는 섬 곳곳에 별주부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별주부전의 결말을 해학적인 해피엔딩으로 알고 있는 이도 있지만, 비토섬에 전해 내려오는 별주부전은 사뭇 다른 슬픈 결말이다.

비토섬의 별주부전의 전설은 다음과 같다.

‘서포면 비토, 선전리 선창과 자혜리 돌 끝을 생활터전으로 꾀 많은 토끼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남편토끼가 용궁에서 온 별주부(거북)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가게 된다.

~(중략) 자신이 잡혀 왔음을 알게 된 토끼는 꾀를 내어 한 달 중 달이 커지는 선보름이 되면 간을 꺼내어 말리는데, 지금이 음력 15일이라 월등도 산중턱 계수나무에 걸어두고 왔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에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 다시 육지로 데려다 주라고 별주부에게 명한다.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한 토끼는 달빛에 반사된 육지를 보고 성급히 뛰어내리다 바닷물에 떨어져 죽고 말았으며, 그 자리에 토끼모양의 섬이 생겨났다.(현재의 토끼섬), 토끼를 놓친 별주부는 용왕으로 부터 벌 받을 것을 걱정하여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거북모양의 섬이 되었다.(현재의 거북섬).

한편 부인토끼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죽어 돌 끝 앞에 있는 섬이 되었다.(현재의 목섬)’

현재 비토마을 주민들은 월등도를 돌당섬이라 부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토끼가 용궁에 잡혀간 후 돌아와 처음 당도한 곳이라는 뜻에서 ‘돌아오다’ 또는 ‘당도하다’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돌당섬이라 부르고 있다.

비토 섬 낙지포마을 선착장에서 만난 조삼제(72)씨는 “어릴 적부터 별주부전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몇 년 전부터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는데 아무래도 별주부전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비토섬을 단순히 전래동화 탄생지로 알고 있지만 사실 비토섬의 매력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비토섬의 진면목은 오히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비토섬 전경(사천시 제공)

 
 
▲비토섬 전경(사천시 제공)

서포면사무소를 지나 비토섬으로 들어서는 비토교를 통해 섬에 진입하면 아름다운 해안 일주도로는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해짙녁의 노을은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진동호인들의 출사장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천 8경에 손꼽히는 비토섬의 드넓은 바다 생태계의 보고, 갯벌은 수심이 얇아 가족을 동반한 자연생태 체험코스로 인기가 높다.

특히 하봉마을과 월동도 사이에는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들고 나면서 갯벌이 조성돼, 물이 들면 섬이 되고 썰물에는 육지가 되는 바닷길이 활짝 열리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된다.

물이 빠지면 차량으로 이동이 가능해 바닷길 장관을 구경하려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비토섬을 둘러보다 보면 작은 포구와 선착장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한적한 어촌의 일상은 스트레스에 찌든 이들에게는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아늑한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현재 비토섬은 오는 2016년까지 총 8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별주부전 문학체험관, 토끼와 거북이집, 애니메이션센터 등을 조성하는 비토 해양체험 테마공간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한려해상권의 탁월한 경관지인데다, 인근의 고속도로와 연계해 관광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낙지포 마을 앞 별학도에는 비토해양낚시공원 조성공사가 진행 중으로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박용권 비토마을 이장은 “별주부전 테마파크 조성 등 다양한 관광객 체험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비토마을도 어촌체험마을로 특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부대시설이 확충되고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마을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천 8경의 하나인 비토섬 갯벌

 

“별주부전의 고향, 비토섬으로 오세요”

박용권 비토마을 이장
박용권(55)비토마을 이장은 “별주부전의 고향인 비토섬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곳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 2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누구보다 마을 개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주민들도 비토섬이 과연 관광지로 변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기대감을 갖고 있는 주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비토섬은 전체가 하나의 비토마을이다. 행정구역상 그 아래에 하봉, 낙지포 마을 등의 여러 마을이 있다.

그는 “천연 해산물에다, 사계절 바다음식은 물론 아름다운 경관도 즐길 수 있는 비토섬은 천혜의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면서 “아직은 부족하지만 마을주민들과 합심해서 관광객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관광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