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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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산업의 황제’ 테드 터너
CNN의 창립자이자 회장으로 잘 알려진 테드 터너는 ‘세계 제일의 공상가’이며 ‘항상 10년 앞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평가다. 그의 경영방식이나 철학에서 그가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사실은 여실이 드러난다. 테드 터너는 “내가 이룬 일은 많지만 손쉽게 거저 주어진 일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한다. 성공보다 많은 실패를 경험한 터너가 좌절을 딛고 더 크게 도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이 바탕이 되었다.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25세 때,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권총으로 자살하자 졸지에 아버지가 경영하던 파산 직전의 광고회사를 떠맡게 되면서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젊은 나이였지만 공격적인 경영으로 빈사 상태의 회사를 구해낸 그는 적자에 허덕이던 몇 개의 지방 유선방송국을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방송 사업에 진출한다. 그리고 이 지방방송국들을 이용하여 자신이 구단주이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구단과 애틀랜타 호크스 농구단의 경기를 독점중개함으로써 큰 광고수익을 올리게 되었다. 야심가였던 터너는 지방방송국의 경영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CBS, NBC, ABC와 같은 유명한 방송채널을 확보하고 싶어 했다.

40대 초반에 불과했던 테드 터너는 1980년 당시에 “현대인들은 뉴스에 목말라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24시간 뉴스만을 내보내는 방송국을 반드시 설립할 것입니다”라고 선언하였다. 당시의 언론이나 주위 사람들은 그의 그러한 발상은 실현 불가능한 몽상에 불과하다고 비웃기만 하였지만 그의 결심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그의 도전적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하여 자신의 유선방송국에서 통신위성을 이용해 당시 미국 전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던 지방 유선방송국으로 뉴스 전파를 내보내는 방법을 착안해내었다. CNN이 나타나기 전에는 미국인들은 뉴욕에 있는 3대 방송사가 정해놓은 시간에만 뉴스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CNN은 기존의 틀과 형식을 과감하게 깨고 정치·경제·스포츠·인물뉴스를 각각 30분씩 방영하면서 2시간 간격으로 새로운 뉴스를 내보내다가 긴급하고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하면 기존 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생생한 뉴스 속보를 내보내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긴급뉴스를 내보낼 때에는 아예 광고 방송조차 과감하게 중단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에 대한 뉴스 전달과 서비스를 더 중시하였다.

1980년에 출범할 당시부터 전 세계 방송국들이 ‘싸구려 방송국’이라고 비웃고 조롱하던 CNN이 1991년 1월 26일 걸프전이 발발하였을 때에 드디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당시 미국의 미사일들이 어둠을 가르며 바그다드를 폭격하는 장면들이 TV 화면으로 생생하게 전해지면서 CNN방송의 뉴스보도는 그 진가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CNN은 걸프전 당시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함으로써 그 존재 가치를 널리 인정받았다. 그리고 당시 세계 모든 TV 방송들은 시시각각 전개되는 이라크 전쟁 상황을 CNN 뉴스 화면을 이용하여 보도하게 되었다. 그래서 심지어 부시 시니어 전 미국 대통령은 “나는 CIA보다 CNN 방송을 통해 훨씬 빠르게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기도 하였고, CIA 국장조차도 전장에서의 일부 첩보는 CNN 방송 뉴스를 통해서 입수할 정도였다고 한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가 사들인 메이저리그의 야구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4년 연속 꼴찌를 했으나, 1995년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였고 CNN은 전 세계 10억 명이 시청하는 최고의 방송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터너는 “CNN을 만든 것은 내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비즈니스의 성과이며 그중에서도 ‘사막의 폭풍’ 작전을 보도한 것이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하였다. 2003년에는 AOL & 타임 워너 부회장직을 맡았던 테드 터너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1997년에 유엔이 난민 구제, 질병 퇴치를 위한 재단을 설립할 수 있도록 10억 달러를 기부하면서 “나에겐 여전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남아있다고 느낀다”며 환경 보전과 지구 평화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재정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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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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