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레슬링, 메달리스트들 되찾은 미소
기사회생 레슬링, 메달리스트들 되찾은 미소
  • 연합뉴스
  • 승인 2013.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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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정식종목 확정
 레슬링이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정되자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영웅’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역대 하계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들은 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저마다 종목의 맥이 이어질 수 있게 된 소감을 털어놓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41) 대한레슬링협회 이사는 “이런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 상황이 최고였다”고 씁쓸해하면서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가 기쁨을 맛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심 이사는 “레슬링이 퇴출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고, 어제 정식종목에 채택된다는 소식을 기다리면서도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심 이사는 재도약의 갈림길에 선 후배 선수들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머리가 좋아서 상황마다 빠르게 판단해 잘 대처하는 것이 장점”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때보다 자신만의 특기를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공격이 막히면 더 다듬어서 상대의 방패를 뚫을 만한 ‘필살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다른 기술을 시도하려 하면서 한우물을 파는 ‘독기’가 사라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심 이사는 3분 2세트제로 바뀌어 체력과 정신력이 중요해진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강점을 보일 수 있다며 기대도 함께 전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인탁(55) 감독도 “간담회에 오면서 30년 전을 떠올리니 가슴이 설레더라”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에서 퇴출된다는 소식에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제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한국 레슬링이 세계 정상에서 멀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 예전의 선배들이 이룩한 세계 정상의 길을 되찾기 위해 레슬링인들이 합심, 다시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함께 밝혔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한명우(57) 레슬링협회 부회장도 “그동안 가뜩이나 비인기종목인데, 후배들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노심초사했는데, 올림픽에 살아남으니 금메달을 땄을 때만큼 기분이 좋다”면서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활짝 웃었다.

 한 부회장은 “지금 후배들은 정신력이 우리 때보다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강한 정신력과 체력, 국가대표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협회에서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후배들이 더 많은 메달을 따내도록 선배들도 힘껏 노력하겠다”고 노력을 다짐했다.

 이날 참석한 이들 중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2004년 아테네 금메달리스트인 정지현(30·삼성생명)도 “어린 레슬링 꿈나무들이 다시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선배들의 제언에 대표팀 김흥주 코치는 “올림픽에 재진입한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다짐으로 화답했다.

 김 코치는 “거의 매트 훈련에만 매진하는 외국 선수들과 달리 한국 선수들은 필드와 산악훈련 등으로 체력을 길러 상대를 제압할 만한 근지구력을 갖췄다”면서 “초반에는 대등한 경기를 치르다가 후반에 흐름을 뒤흔들 체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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