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육불치(六不治)
정치의 육불치(六不治)
  • 경남일보
  • 승인 2013.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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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사마천이 쓴 ‘사기’를 보면 중국 최고의 명의인 편작도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 불치병(육불치·六不治)이 나온다. 그 첫째가 교만한 환자다. ‘내 몸은 내가 안다’고 말하면서 의사의 진료와 충고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다. 둘째는 돈과 명예만 중시하고 몸을 가벼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셋째는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고 편안함을 좇는 사람이다. 넷째는 음양의 평형이 깨져 오장의 기가 안정되지 않고 혈맥의 소통이 단절된 사람이다. 다섯째는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 약을 받아들일 기본체력조차 되지 않는 사람이다. 마지막은 무당 말만 믿고 의사 말은 믿지 않는 환자이다. 편작은 육불치 중에서 한 가지만 있어도 병이 중하게 되어 고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요즘 정치권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정치의 육불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판단만 앞세우는 정치인이 대표적이다. ‘국민의 뜻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다. 권력의 실세 중에서 지나치게 재물과 명예를 탐하여 정권 말기만 되면 낭패를 보는 정치인도 부지기수다.

▶정치 지도자들이 나라를 위해 힘들게 일하면 국민들이 편안하다. 그러나 항상 정치인들은 편안하고 국민들은 어렵고 힘들다. 국민과의 소통도 꽉 막혀 있다. 내년도 나라살림을 다루게 될 정기국회가 시작된지도 일주일이 넘었지만 야당은 여전히 국회 밖이고, 여당은 국회운영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10월이면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고, 내년 봄에는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지금쯤 유명철학관에는 당선여부가 궁금한 사람들이 발이 닳도록 찾을 시기다. 국민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당선 여부만 궁금한 이런 부류들도 정치해서는 안 될 육불치 중 하나다.

안상근·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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