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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초 찾아 나선 서복은 이 산에 올랐을까경남일보 선정 100대 명산 <70>왕산·필봉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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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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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산에서 본 산청전통의약엑스포장 전경. 초록산에 흰구름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절대 군주 시황(始皇)은 자신이 세운 진이 영원불멸하기를 바랐다. 그 시대에도 춘추전국의 수많은 국가가 명멸하는 것을 지켜봤을 것인데 자기는 스스로 진이 영원하길 바랐다.
이뿐이 아니었다. 그 자신 국가처럼 불로장생 영원한 삶을 원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논리가 가능하겠느냐 마는…, 어찌됐건 그리 알려져 있다.
기원전 221년 그가 48세가 되던 해에 ‘노생’에게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강권한다. 노생은 그러나 맘속으로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너 땜에 나라가 망한다”며 서복(徐福,)에게 미뤄 버린다.
서복은 성격이 온순했던지 시황에게 다가가 “해중(海中)에 봉래 방장 영주라는 선인이 깃든 영험한 산이 있다. 어린 남녀와 함께 가면 불로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며 머리를 조아린다. ‘해중’은 우리나라, ‘방장’은 지리산을 일컽는 말.
다시 말하면 영원불멸, 불로초를 간직한 산이 산청 지리산이며 거기에 불로초가 있다는 얘기가 진시황에게 전달된 것이다. 훗날 서복이 지리산에 왔는지, 그래서 불로초를 캐갔는지는 알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시황은 2년 후인 50세에 객지에서 세상을 떴다.
진시황의 불로초 얘기는 남해의 서불과차 석각, 통영의 섬 소매물도, 제주도 서귀포 등 많이 알려져 있다.
최구식 산청의약엑스포집행위원장은 일전 어느 모임에서“지리산 불로초 얘기가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등장한다”며 ‘시황제본기’ 기록을 상기한 적이 있다.
진시황이 그토록 찾던 ‘신비의 영약재’를 간직한 산청 지리산 자락 왕산·필봉산기슭에서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지난 6일 개막했으니 벌써 10여일이 넘었다.
경남일보 100대명산 취재팀은 추석을 앞두고 산청의약엑스포가 열리는 왕산·필봉산을 산행했다. 이 일대는 이번 엑스포를 준바하면서 ‘동의보감촌 둘레길’을 조성해 놓고 있어 산행과 함께 엑스포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왕산(923m)·필봉산 (848m)은 지리산 자락 산청군 금서면 특리 산 79-2번지에 위치해 있다. 통영∼대전 고속도로 진주에서 산청구간을 지나다보면 경호강 건너 웅석봉 다음 정면에 붓끝처럼 생긴 봉우리가 필봉산이고 그 뒤에 보이는 산이 왕산이다. 문필봉이라고 해 주변에 남명 등 문인들이 많이 났다. 반대편 화계리 쪽에는 가락국의 마지막왕 구형왕릉을 비롯해 가야의 전설이 몰려 있다.
왕산과 지리산을 연결하는 깃대봉은 가락국의 상징물 기를 꽂았던 곳. 성터가 남아 있는 왕등재는 왕이 올랐다고 전해진 곳이다. 잃어버린 제국 가야의 흔적은 이 일대에 많다. 지리산 국골과 두지터도 같은 맥락의 지명들이다.
▲둘레길 산행은 특리교 위쪽 엑스포장 입구 ‘본디올탕제원’에서 부터 시작한다. 아치형 철교량→필봉산코스→안부→필봉산 정상→여우재 갈림길→왕산정상석(920m)→2번째 왕산표시석→하산→갈림길→불로문방향→엑스포장. 휴식시간을 포함해 3∼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왕산.필봉산을 산행중인 등산객


▲산행직전 산청의약엑스포장 주변에서 보는 필봉산·왕산은 구름 속에 있었다. 왼쪽 우뚝한 필봉산에서 부터 왕산을 거쳐 동의보감촌 둘레길로 돌아올 계획을 잡았다.
조금은 무리한 산행이었다. 주말인 지난 토요일 산청 일대와 엑스포장에는 비가 억수처럼 쏟아졌다. 엑스포장 입구 ‘본디올 탕제원’ 왼쪽 길로 들어설 때는 더 심해져 양동이로 퍼붓는 듯 했다. 계곡은 금세 흙탕물로 변했다. 아치형 철 교량을 건너고 언덕에 올라 약초가 심어져 있는 곳을 지날 때는 아예 등산로가 물길이 돼버렸다.
눈 앞에서 갑자기 번개가 ‘번쩍’ 하더니 곧바로 가까운 곳에서 하늘이 찢어지는 듯한 천둥소리가 났다. 동료 산우에게 산행을 포기할까 상의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저만치 앞서 모롱이로 사라져 버렸다. 비는 괜찮지만 천둥이 칠 때는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다.
지인은 젊었을 때 친구를 잃었다. 천둥 번개가 요란한 어느 날 두 사람은 야산에 올랐다. 사진작가였는데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즐기는 스타일이었다. 그날도 비가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많이 쳤다.
그는 ‘위험하니 그냥 돌아갈 것’을 권했지만 친구는 빗속을 총총히 걸어갔다. 왠지 친구를 두고 뒤돌아가는 것이 미안했지만 돌아서려했다. 이후에도 천둥번개는 계속됐고 친구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만류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후로 그는 공원이나 풍경사진을 찍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필봉산은 붓끝처럼 생겼다. 특히 정상부근에는 온통 바위로 구성돼 있고 날카로운 바위가 있어 천둥번개가 치는 날이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1시간 만에 안부 능선에 올라선다. 이때부터 육산의 냄새는 사라지고 바위산의 모습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한두차례 쏟아지는 비는 소강상태를 보였다. 필봉산 8부능선 바위 전망대 부근에 도착했을 때 비가 그쳐 있었다. 햇살이 비치고 바람이 불며 사방에 구름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가마솥에 물이 끓으며 피어오르는 수증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햇살이 비친 구름은 솜털처럼 보이기도 했다. 본디올탕제원에서 출발 후 안부까지 1시간, 안부에서 정상까지 30여분 등 정상까지 1시간 30분이면 필봉산에 닿는다.
정상에 섰을 때 눈이 부실 정도로 날이 개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청의약엑스포장의 잘 정돈된 무대. 풍차를 비롯해 주제관 동의보감박물관 약초관 세계관 한방기체험관 건강식체험 등등…, 산청읍을 사이에 두고 뱀처럼 휘돌아가는 황톳빛 경호강의 유장한 흐름이 역동적이다.
뒤를 볼아보면 지리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천왕봉에서 시작해 그 왼쪽으로 중봉 왕등재 밭머리재 웅석봉 등 지리연봉이 가로질러 흘러간다. 지리산 종주의 연장, 태극종주의 오른쪽 하단 부분에 해당하는 곳이다. 다시 몸을 돌리면 가야 할 왕산의 너른 품이 시야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맑게 갠 하늘. 눈이 시린 풍경, 쉽사리 필봉산을 뜨기 어려워 한 시간정도 더 머물렀다가 산을 내려선다. 정상에서 여우재갈림길까지 구간은 워낙 직벽이라 내려오는 시간은 채 10여분이 안 걸린다. 여우재 갈림길에서 오른쪽 엑스포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고, 산능선을 타고 다시 오름짓하면 왕산으로 간다.
왕산은 두개의 봉우리가 있다. 첫번째 정상석이 오리지널이고 두번째 정상석이 서브격이다. 두 봉을 연결하는 등산로는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억새군락 싸리군락을 비롯해 키가 작은 나무들이 주류를 이루고, 평평하며 정비도 잘 돼 있어 한결 여유를 즐기면서 산행을 할 수 있다. 중간에 전망좋은 곳에 분재같은 대형소나무가 있어 이곳에 서면 천국같다. 등산로 주변에는 갖가지 여름 가을의 결실이 보물처럼 다가와 마음을 간지럽힌다. 색깔이 고운 산딸 열매. 딸기처럼 생겼지만 그보다 작고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이 앙증맞다. 속을 열어보면 노란 액즙과 씨앗이 나오는데 입에 갖다 대면 달착지근하다.
살짝만 스쳐도 향기가 진한 더덕은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데…, 다래는 등산로 곳곳에 떨어져 널부러져 있다. 이 역시 입에 넣으면 달다.
 

·필봉산 산행 중 주의 할 것은 산청의약엑스포 입장료 문제다. 등산로를 통해 동의보감촌으로 진입할 때는 반드시 입장권을 구매해야한다. 성인은 1만5000원 청소년은 1만원 어린이는 8000원이 기준이다. 단체관람은 할인하고 국가유공자는 무료다.
이런 현수막이 등산로 입구와 날머리에 곳곳에 게시돼 있어 참고하는 것이 좋다. ‘산약초를 무단채취 하지 말라’는 안내판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번째 왕산에서 의외로 많은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산행을 포기하지 않고 올라온 가족들이다. 그들은 친절했다.
카메라를 들고 우의만 챙겨 입은 취재팀에게 막걸리 한잔을 권한다. ‘쪽∼’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깻잎으로 싼 족발 한쌈이 입으로 전해진다. “복 많이 받으시라”. “조심하시라”는 인사에 정겨움이 느껴졌다.
2번째 왕산표지석에서는 오른쪽 엑스포장으로 곧장 떨어지는 길이 있다는데 찾지 못했다. 하는 수없이 왼쪽 유의태 약수터나 구형왕릉 쪽으로 방향을 튼다. 10여분 정도 더 하산하면 오른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엑스포장 불로문으로 하산하는 길이 나온다. 다른 길은 정비가 잘 돼 있으나 이 등산로는 정비가 돼 있지 않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허리를 돌아 전망대 위에 서면 잠깐 보이지 않았던 엑스포장이 다시 보인다.
엑스포주제관은 3차원 4D영상을 볼수 있고, 동의보감 박물관에는 400년 동의보감, 한방기체험으로는 귀감석 복석경이 있으며 웰빙 건강식체험으로 동의약선관 약선문화관이 있다.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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