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없는 추석
대화없는 추석
  • 정만석
  • 승인 2013.09.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만석 (정치사회부장)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4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전 세계 평균(14.8%)의 다섯 배에 가까운 67.6%로 노르웨이 일본보다 높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의 보급률도 성인 못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서도 만 5~19세 어린이·청소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 6월까지 67%를 기록, 7.5%였던 2010년의 9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대국’답게 사회 곳곳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학교 뿐 아니라 직장 등에서도 이제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의 능률이 오르지 못할 정도다. 실제 학교폭력 신고·상담을 스마트폰을 통해 익명으로 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을 편리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전용 ‘스톱불링’과 페이스북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올 추석은 유달리 조용했다. 스마트폰이 대화를 단절시킨 느낌이다. 모처럼 할아버지 할머니댁을 찾은 아이들은 추석놀이 대신 스마트폰으로 동시 접속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시댁을 방문한 며느리들은 시어머니 눈을 피해 카카오톡으로 ‘친정엔 언제 갈 거야’ 등의 메시지를 남편에게 몰래 보냈다. ‘언제갈거야?’라고 귀속말을 하다 시어머니에게 들켜 혼나던 시절이 있었다. 귓속말조차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때문에 이처럼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대면(對面) 대화가 실종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PC 중독이 ‘뛰는 놈’이라면, 손에서 내려놓기만 해도 불안함을 느끼는 스마트폰 중독은 ‘나는 놈’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 모습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