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혼탁 지방선거 분위기 우려
과열·혼탁 지방선거 분위기 우려
  • 김상홍
  • 승인 201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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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홍 기자
내년 6월 4일 실시되는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벌써부터 과열·혼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합천에서 군정업무를 비방하는 유인물 250여장을 제작해 유포한 A씨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에서 “평소 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했다”라고 밝혔다.

이 유인물에는 A4용지 크기의 전단 양면에 ‘합천군이 전국 228개 자치단체 중 227위로 쇠퇴·쇠락한 낙후지역으로 평가됐다’는 내용과 ‘예산 400억 원이 투입된 합천군의 자체 사업인 드라마세트장과 300억 원이 드는 정원테마파크 조성 등에 대해 비경제적인 예산집행과 효율성이 없다’는 내용으로 합천지역 모 신문사에 실린 기사를 복사기로 인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A씨 등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군수를 비방할 목적이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선거가 8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이번 일이 벌어졌다는 게 문제다. 또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불법·타락 양상이 내년 선거에도 여전할 모양이다. 거기에 지방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면 어느 정도까지 혼탁해질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초반전에 접어든 지방선거의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주민들은 “벌써부터 과열·혼탁선거로 치닫고 있는데 본격적인 선거기간에 얼마나 더 타락선거로 전락할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우려하고 있다.

옛말에 ‘열 포교가 도둑 하나를 잡기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경찰 등 단속기관이 눈에 불을 켜고 단속에 총력을 기울인다 해도 모든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을 샅샅이 들여다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문제는 조기과열로 인해 단속하는 쪽이나 주민 할 것 없이 모두 들떠 있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단속은 보다 철저하고 깊이 있는 수사가 돼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살림을 잘하고 지역주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후보를 뽑는 데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이처럼 불법 유인물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태의 선거로 변질된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자치역량이 향상되고 선거문화가 성숙돼 가고 있지만 아직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과열·혼탁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군과 그 지지자들의 절제된 행보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우선 과열·혼탁 지방선거 분위기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진정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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