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없는 일터 문화에 엄마가 운다
배려없는 일터 문화에 엄마가 운다
  • 정희성
  • 승인 2013.10.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어렵고 절반 6개월내 퇴사
“저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제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경력단절 여성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재취업하기도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 만큼 어렵지만 설사 어렵게 재취업을 하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6개월 이내에 절반 정도의 여성들이 퇴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경제발전차원에서라도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오후 2시 진주고용노동청 진주고용센터 5층 상설채용관. 진주고용센터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촉진을 위해 마련한 ‘경력단절 여성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에 여성들로 가득찼다. 이들은 면접신청서를 작성하고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이 날 행사에는 진주지역내 미래여성병원, 법무사무소 등 9개의 업체가 참여해 행정사무원, 법무사무보조, 회계원 등 17명을 채용할 예정인 가운데 100여 명의 여성들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면접에 참가한 주부 A씨(38·초전동)는 “단순사무직인데도 지원자가 너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금융권에서 6년 정도 일을 하다 결혼과 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8년 전에 둘째를 출산한 후 꾸준히 재취업을 준비했다”며 “하지만 계약직이나 단순 아르바이트만 주로 했다”고 전했다.

이 날 행사 결과 2명이 현장에서 바로 채용됐으며 16명은 2차 면접을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재취업을 하더라도 6개월이내 직장을 다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경남의 경우 취업센터 등에 구직등록을 신청한 경력단절 여성 1만 3736명 가운데 9779명이 재취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중 60%에 해당하는 6132명만이 고용보험에 가입됐다. 즉 40%는 단순 아르바이트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의 일자리를 가진 셈이다.

또 고용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취직한 여성들 가운데 절반 정도인 3077명이 고용보험가입기간 분석결과 6개월이내에 직장을 그만 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 등 가사를 병행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A씨는 “몇 달 전에 괜찮은 조건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토요일 근무를 해야 된다는 말에 포기했다. 주부이기 때문에 주말이나 야간에 근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야간 근무, 너무 낮은 임금 등도 직장을 포기하기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주고용센터 관계자는 “서부경남이 다른 곳에 비해 여성들의 임금이 낮게 책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며 큰 사업장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육아와 가사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던 여성들이 질 좋은 일자리로 사회에 복귀하는 것은 국가경제발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본 -DSC_0375
진주고용센터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촉진을 위해 10일 ‘경력단절 여성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를 마련한 가운데 이 날 행사에 10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렸다. 지원자들이 사무실에서 자신의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본 -DSC_0374
진주고용센터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촉진을 위해 10일 ‘경력단절 여성 구인·구직 만남의 행사’를 마련한 가운데 이 날 행사에 10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렸다. 사무실에 마련된 면접대기 좌석이 다 차자 많은 지원자들이 복도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