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부모역할
적극적인 부모역할
  • 경남일보
  • 승인 2013.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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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육연구원장)
최근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 범죄가 일주일에 한 건 꼴로 발생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이 지난달 29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존속살해 범죄는 287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한 해 평균 57.4건으로 1주일에 한 건 꼴이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부모를 폭행하는 존속상해 범죄는 2193건이나 발생했다고 하니 이 또한 엄청난 발생빈도이다.

올해는 8월말 기준으로 존속살해 33건, 존속상해 229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분석하면 존속살해는 1주일에 평균 1건, 존속상해는 일주일에 평균 7.1건으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부모자녀 관계의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의 전통윤리를 효에 둔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최근에 일어나는 자녀에 의한 부모폭행 사건이나 살해사건은 극단적인 환경의 가족이 아니라 평범한 보통의 가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자녀들 뒤에는 일차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문제부모가 있다. 자녀의 비행은 곧 부모가 그렇게 양육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의 초기행동 대부분은 가정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환경의 가정에서 자라는가가 자녀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가족 내에서 상호존경과 협동의 감정이 있는지, 가족구성원들의 권리가 존중되고 있는지 가정이라는 세계에서 매일매일 주고받는 부모-자녀관계는 무수하며 이것이 자녀의 성격형성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복잡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현대사회에서 부모는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이는 모든 부모들의 고민거리이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사회가 원하는 좋은 인재로 잘 키우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들을 키워 주어야 할지 고민한다. 따라서 이런 부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인 부모역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민주시민의 자질은 협동심, 책임감, 용기, 자아 존중감 등을 들 수 있다. 자녀에게 이러한 자질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부모의 자녀양육 방법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부모의 자녀양육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전제형의 부모로서 이는 독재자 유형을 의미한다. 즉 전제형 부모는 독재자처럼 자녀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이런 부모는 자녀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언제 해야 할지를 명령하고 자녀들은 부모의 의견에 반대할 여지가 없다. 오늘날의 평등시대에 이 유형은 별 효력이 없다. 전제적인 가족 내에서 자란 자녀들은 진취적이지 못하고 기가 죽어있거나 스스로 포기하거나 또는 부모의 말에 반항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자유방임형의 부모로서 심부름꾼 유형을 의미한다. 이런 부모는 자녀들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허용하며, 질서와 규율이 없고 무제한의 자유를 허용한다. 이 유형 부모들은 자녀의 심부름꾼처럼 행동하면서 자녀들이 부모를 마음대로 부리도록 방임하기 때문에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일정한 원칙이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협동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렵다.

셋째, 민주형의 부모로서 적극적인 부모를 의미한다. 적극적인 부모의 가정에서는 ‘자유’가 이상적으로 추구되며, 타인의 권리와 개개인의 책임도 똑같이 추구되며 부모는 자녀에게 협동심을 길러주고 학습을 자극하는 지도자 역할을 한다. 즉 부모가 자녀를 훈육할 때 존엄성을 가지고 대해 준다. 또한 ‘한계 안에서의 자유’를 주는 방법으로 훈육하는데, 이는 일정한 범위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자녀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자녀가 커갈수록 이 범위를 넓혀주고 자녀가 선택한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한다. 그래서 자녀들은 질서와 책임감, 표현의 권리를 배운다.

결론적으로 부모들이 민주형의 부모로서 적극적인 부모역할을 하여 한시라도 빨리 모든 부모자녀 관계가 서로에게 기쁨이 되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 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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