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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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경영 신화 존슨 앤 존슨 전 CEO 제임스 버크
최초의 일회용 반창고(Band-Aid), 진통제 타이레놀, 아기용품, 베이비 로션과 같은 유아용품, 각종 의료기구 등을 생산하는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은 1887년 로버트 우드 존슨(Robert Wood Johnson)과 그의 두 형제인 에드워드 그리고 제임스에 의해 미국 뉴저지 주 뉴 브런스윅에서 설립되었다. 착실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한 끝에 1959년에는 진통제인 타이레놀로 유명한 맥닐(McNeil) 제약을 인수하고, 1961년에는 20세기 최고의 약리학자인 벨기에의 폴 얀센(Paul Janssen)이 이끄는 얀센제약을 인수하여 보건 및 의료용품 기업으로서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1968년까지는 전 세계 6개 대륙에 28개의 회사를 설립하였고, 이어서 아시아 아프리카 16개국에 진출함으로써 존슨 앤 존슨은 세계적인 보건의료용품 제조회사가 되었다. 또한 1993년엔 프랑스 로크(RoC)사를, 1994년엔 뉴트로지나(Neutrogena)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피부와 헤어 케어 부문까지 확장시켰다. 존슨 앤 존슨은 현재 57개국에서 경영되어지고 있으며 157개국에서 다종, 다양의 보건의료용품 및 피부와 헤어 케어 관련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1982년 9월 30일부터 며칠 사이에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존슨 앤 존슨사에서 생산 판매된 세계적으로 유명한 진통제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들이 일곱 명이나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망원인은 시안화물(Cyanide) 즉 청산가리 성분이 함유되었기 때문이었다. 시카고 근교의 작은 마을에서 한 정신병자가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존슨 앤 존슨사의 최고경영자였던 제임스 버크가 기자회견을 자청하였다. 이 자리에서 버크 회장은 “미국 전역의 모든 타이레놀을 수거하겠다. 범죄가 발생한 지역 뿐 아니라 괌과 하와이 등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타이레놀까지 모두 수거하겠다. 그리고 범인이 잡힐 때까지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다. 모든 생산과 광고를 전면 중단시키고 시카고 근교에 임시 실험실을 세웠다. 수거된 타이레놀을 검사해 본 결과 이상이 없었으므로, 적어도 생산 과정상의 잘못은 아닐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또한 조사의 공정성을 위하여 각계의 전문가들을 사고지역인 시카고로 급히 데려왔다. 또한 언론에 타이레놀의 제조과정을 전부 공개했으며 소비자들에게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타이레놀을 절대 복용하지 말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시카고 지역뿐만 미국 전역으로 나간 타이레놀 전량을 수거하는 작업에는 수 억 달러가 들었다. 며칠 후 범인이 잡혔지만 존슨 앤 존슨 사는 즉각 판매를 재개하지 않았다. 제임스 버크 회장은 “당분간 타이레놀을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고 결단을 내리면서 전향적인 태도로 소비자들을 안심시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새로운 포장법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그 약은 팔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존슨 앤 존슨은 새 포장법이 개발될 때까지 약 반년 동안 판매를 중지했다가 다시 판매를 재개하였다. 최고경영자였던 제임스 버크의 신속하고도 진솔한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수거에 든 수억 달러의 비용과 판매 중지로 인한 손실은 결국 회사 이미지 쇄신과 홍보비용으로 대체시킨 결과를 가져왔고, 소비자들의 신뢰라는 커다란 가치를 창출해낸 셈이다. 제임스 버크 회장의 지혜롭고도 재빠른 대응으로 3년 만에 사건 발생 이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성공하였다. 제임스 버크는 ‘타이레놀’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함으로써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타이레놀 제품은 물론이고 존슨 앤 존슨사도 고객들로부터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1976년부터 1989년까지 존슨 앤 존슨을 이끈 제임스 버크는 자신의 임기 중에 중국과 이집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1회용 콘택트렌즈와 같은 인기 제품 개발에도 기여한 바 있다. 제임스 버크는 82년도에 존슨 앤 존슨이 겪은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당시에 그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인하여 기업 위기관리 리더십의 모델이 되었다. 2012년 9월 28일 향년 87년을 일기로 별세한 제임스 버크는 2003년 미국 경제 전문잡지 포천지가 꼽은 ‘역사상 최고의 CEO 10인’에 선정된 바 있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J. Burke
제임스 버크
Tylenol
타이레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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