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행복의 결과
아무도 모르는 행복의 결과
  • 경남일보
  • 승인 201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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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경남과학기술대 편집국장)
옛날 중국 변방에 새옹이라는 한 노인이 살았다. 노인에게는 아끼는 말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가엾게 여겨 위로하였으나 노인은 “하는 수 없지. 오히려 복이 될 줄 누가 알겠소?”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리고 얼마 후 달아났던 노인의 말이 준마 한 필을 데리고 그에게 돌아왔다. 말이 돌아온 것 뿐 아니라 준마까지 덤으로 왔으니 일거양득이라며 마을 사람들은 새옹을 축하하였으나 이번에 노인은 “마냥 기뻐할 수는 없지. 도리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라면서 불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말 타기를 즐겨하던 새옹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 떨어져 그만 다리가 부러졌다. 하지만 노인은 아들을 걱정하고 자신을 위로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것이 훗날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하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때마침 중국 대륙에 큰 전쟁이 일어났고, 마을 청년들은 모두 징병되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나 다행스럽게 새옹의 아들은 준마를 타다 다리가 부러진 덕에 징병을 면하여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노인의 이야기는 우리가 사용하는 유명한 고사성어인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줄거리이다. 새옹지마란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로 쉽게 말하면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릴 적 읽은 명심보감의 많은 고사성어들 중에서 이 새옹지마의 말뜻을 가장 좋아했는데 아마도 실패 후에도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은 짧지만 20여년의 세월을 살아오며 이 말의 줄거리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야기 속 새옹 노인처럼 우리 역시 살아가며 맞이한 위기나 실수가 도리어 기회와 행운으로 돌아온 경우를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요점은 단순히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러한 생각을 일상화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 가운데 어떤 것이 행복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당장 안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럽지만 그 역시 언젠가는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해결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괜찮아진다는 것을 우리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가라앉은 기분에 깊이 빠져들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곤 한다. 비단 하나의 사건뿐이 아니라 우리의 삶 역시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지금 내가 내린 결정과 행동에 대한 보상, 혹은 업보를 먼 훗날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과 결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과하게 걱정하거나 비관하기보다는 현실에 충실하되 일시적인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강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때문에 가끔은 어떠한 것에 대해 고민하거나 힘들어하더라도 이 또한 지나간다는, 그리고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모른다는 담담한 달관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진정 ‘전화위복’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주형 (경남과학기술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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