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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박람회의 ‘불편한 진실’ <2>구직자 두번 울리는 채용박람회애초부터 채용계획 없었다니…'헛소동'
정희성  |  raggi@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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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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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취업난을 반영한 것일까. 지난 9월 25일부터 경남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 채용박람회에는 자자체들 추산 8400여명(남부 1000명, 서부 3300명, 동부 1800명, 중부 2300명)의 구직자들이 몰렸다.

공공기관과 제법 이름이 난 대·중견기업의 부스에는 구직자들이 몰리며 긴 줄이 꼬리를 물었다.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남성부터 수업이 있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참가한 대학생들, 한껏 멋을 내고 하이힐을 신은 여성까지.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자들로 붐빈 채용박람회. 과연 구직자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을까. 요약해서 말하자만 ‘실망’ 그 자체였다. 물론 면접 이미지 컨설팅, 취업 적성검사, 이력서 무료 사진촬영 등 부대행사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구직자들을 실망시킨 건 기대를 했던 기업들이 애초부터 채용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홍보도 부실했다. 각 지자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도내 유망기업들도 참가한다고 홍보했고, 다수의 구직자들은 해당 기업들도 당연히 채용계획이 있는 줄 알았다.

홈페이지 올려진 참가업체 명단도 이런 기대를 부풀게 했다. 서부권의 A공공기관의 경우 근로자수 2000명, 모집직종 사무직/기술직·기계/전기, 학력 대졸이상·고졸, 연봉 3600만원(상여금 포함)·연봉 2700만원(상여금 포함), 자격요건 무관, 근무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발전직군(4조 3교대) 기타 후생복리 사택·자녀학자금 등이 상세하게 소개됐다.

또 동부권 B기업의 김해공장도 구인사항에 직종 생산직·생산기능직, 연령 무관, 학력 고졸·공고졸이상, 임금 월급 120~160만원 상여금 700%(정규직 전환시) 등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인원을 뽑지 않았다. 아니 애초부터 채용계획이 없었다. 지자체들은 정보제공과 채용상담, 홍보 등을 참가했다고 했지만 업체명단과 홍보자료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이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진주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들을 비롯해 구직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유망기업 상당수는 채용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기업들만 안내 책자에 ‘2014년 채용상담 및 홍보’, ‘추후모집상담’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구직자들은 “보여주기식 행사에 치중한 결과”라며 “대기업 등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참가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지자체에서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구직자는 “기업이 필요한 인재상 등만 안내해 주는데 인터넷으로 알 수 있는 정보와 뭐가 다르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한 지자체의 관계자는 “큰 기업이 박람회에 참가하면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구직자들을 울리는 건 이 뿐만 아니다. 모 조선소의 경우 해당 지자체는 50여명이 면접을 봤고 이 중 21명이 2차 면접 예정자로 결정됐다고 했지만 취재결과 해당 업체 관계자는 “본사 직접채용 계획이 없다”고 설명하며 “다만 협력업체에 문의해 채용의사가 있는 협력체와 구직자를 연결시켜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 채용’이란 말이 쏙 빠진 것이다.

한 구직자는 “경험상 업체 구인사항에 연봉과 모집인원이 구제척으로 제시돼 있지 않고 ‘회사내규’, ‘추후결정’,‘00명 모집’이라고 적혀 있으면 거의 채용을 하지 않는다”며 “지자체가 아닌 구직자들이 대박날 수 있는 채용박람회를 기획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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