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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판장 활어따라 펄떡펄떡 숨쉬는 마을[어촌마을에 가다] 통영 견유마을
임명진  |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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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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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견유마을
 
 
 
야생 수달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 귀여운 모습에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인 수달. 자신을 찍는 걸 눈치라도 챘는지, 아니면 카메라를 보자 호기심이라도 발동한 건지, 눈빛이 마주친 순간 ‘얼음 땡’의 포즈를 취해 준다.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동물 1급으로 지정된 희귀 동물인 수달이지만 어디서든 환영 받는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오늘의 목적지인 통영시 용남면 견유마을 주민들도 수달을 썩 반기지는 않는 눈치다. 마치 옆집 개 보듯 그저 무심코 지나친다.

그런 마을 주민들에게 수달은 마치 “나 좀 봐 달라”고 시위하는 듯 연신 물에서 배위를 오르락 내리며 시선을 끌려고 애를 쓴다.

“다른 사람들은 신기할 지 몰라도 우리 마을에서는 수달은 흔해요. 대낮에도 저렇게 배에서 왔다갔다 하고 그래요”
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배에서 통발 어구를 손질하던 구수회(63)씨의 이야기다.

사연을 들어보니 수달 이 녀석, 벌써 몇달전에 대형사고를 터트렸다. 위판장 인근 횟집 수족관에서 비싼 횟감만 훔쳐 먹다 딱 걸렸다고 한다.
어떻게 된 녀석인지, 훔쳐 먹어도 꼭 비싼 횟감만 골라 먹었으니 주민들이 싫어할 만 하다.
위판장 근처에 수달이 얼쩡 거리는 건 통영과 거제에서 잡아온 싱싱한 활어가 위판되기 때문이라고.
그러고보니 서성거리는 폼새가 마치 갓 잡아온 활어가 얼른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견유마을은 통영에서 거제로 넘어가기 전 왼쪽으로는 신거제대교, 오른쪽으로는 구 거제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유방마을로도 불리웠다.
그 흔적이 남아 있어 마을의 뒷산을 유방산, 선착장 이름도 유방선착장이다.

청정해역인 마을 앞바다에는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그 맛이 뛰어난 지역 특산물인 돌미역이 유명하다.
장평리를 구성하는 3개 마을 중 하나인 견유마을은 거제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거제로 가는 경유지로 기능을 했다.
차를 싣고 운항하는 차도선이 오고가다 보니 관광객 등 외지인들의 방문이 많아 한때는 ‘용남면 치고는 서울’이라고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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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견유마을


그래서일까. 지금의 견유마을은 한적한 어촌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마을에는 아파트 단지와 원룸이 들어섰고, 통영타워까지 건립되면서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마을의 유래를 듣고 싶어 찾아간 선착장 앞 쉼터. 가을정취에 흠뻑 취한 듯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던 아주머니 세 분이, 들고 있는 카메라를 보자 “취재하러 왔냐”는 말부터 먼저 꺼넨다.
인심좋게 생긴 한 아주머니가 추천한 이는 마을 노인회장인 추덕균(81)씨. 마침 바로 앞집이 추 어르신의 집이다.

7대째 이 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추 어르신은 어린 시절 마을에서 한국전쟁을 경험했다.
“지금도 못 잊어. 바다에 커다란 군함들이 떠 있고, 해병대가 여기로 상륙을 했어. 주민들은 인근의 고현이나 한산도로 피난을 가고, 해병대는 통영을 탈환하기 위해 진격을 했지”
추 어르신은 자신이 어렸을 때 들은 마을의 구전설화를 소개했다. 옛날 아주 옛날에 이 마을에 유방 장군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마을 앞 바다를 지나가는 배들은 꼼짝없이 잡혀 돌을 바쳐야 했다는 이야기다.

금은 보화도 아니고 왜 하필 돌이었을까.
“그때 바친 돌로 유방 장군은 포구를 만들었다고 했어. 우리 어민들이 안전하게 바다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포구를 만들려고 돌을 받은 게지. 다 자기들 안전하게 다니라고 말이지”

구전설화의 배경이 되는 바다는 바로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있는 견내량이다. 당시에는 격전지였지만 지금은 물고기의 산란 장소다.

“고기가 갈수록 씨가 마른다는 말이 나오지. 산란을 하러 온 고기까지 다 잡아 버리는데, 어족자원이 어떻게 보호가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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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견유마을
 

선착장에서 만난 추종천(63)씨는 한숨 섞힌 하소연을 했다. 추씨에 따르면 문어와 게가 주로 잡히고 사시사철, 전어, 도다리, 감성돔, 노래미 등의 다양한 어종이 산란을 맞아 앞 바다로 몰린다.

지난 해는 전어가 많이 잡혔지만 올해는 적조 여파로 고기는 온데간데 없다는 넋두리다. 대신 문어가 좀 잡혀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고 했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일부 어종은 금어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 보호를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어종에 금어기를 지정해야 한다는 게 마을 어민들의 목소리였다.

견유마을에는 통협 수협이 운영하는 위판장이 있다. 굴과 활어가 주로 위판 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싱싱한 수산물을 보고 싶어 찾아간 위판장은 텅빈 빨간 진열 용기만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직원 김성환(29)씨는 “내일 위판을 위해 작업을 준비중”이라면서 “활어는 하루 1회, 굴은 2회씩 위판 되는데, 활어 보다는 굴의 위판이 거래 규모가 더 큰 편”이라고 했다.

위판장 주변에는 횟집이 여럿 눈에 띈다. 위판장에서 거래되는 활어를 공급 받으니 싱싱한 회맛을 그대로 즐길수가 있다.

통영타워는 견유마을 일대의 아름다운 주변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싱싱한 자연산 횟감이 넘치고 아름다운 바다경관을 갖고 있는 견유마을. 그래서 볼 견(見) 자에, 머무를 유(留) 자 라는 마을 지명을 갖게 됐나 보다.

경남도의 아름다운 어항개발 사업에 선정되면서 마을 선착장 인근에는 광장 데크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현대식 건물의 어민회관도 건립했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모두 친절했다. 오다가다 눈이 마주쳐 고개를 꾸벅이면 “어디서 왔냐”고 반갑게 인사를 받는다.

골목에는 부녀자들이 모여 앉아 나누는 이야기 꽃이 활짝 피었다. 비록 마을은 개발의 붐으로 옛 모습이 사라지고 있지만 정감어린 마음씨를 가진 주민들은 여전히 그대로다.

글·사진=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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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견유마을





<김금용 어촌계장> “주민 소득 증대로 부자 어촌 만들 것”


김금용(68) 어촌계장은 2003년 부터 어촌계 일을 맡고 있다. 현재 견유어촌계의 계원 수는 모두 43명. 이들은 각기 미역과 문어, 게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어종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마을이 점차 개발되면서 그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판장이 조성되면서 기존의 항구도 비좁아 지고 있다.

“수협 위판장이 조성되면서 기존의 항이 좁아져서 이제는 배를 접안하기도 어려울 지경입니다. 신항을 조성해 줬으면 하는 어민들의 바람입니다”

견유마을은 주변의 통영타워와 신구거제대로 인한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어떻게든 변화에 따른 적응이 필요하다는게 김 계장의 생각이다.

김 계장은 “예전과는 바다도 마을도 분명 변하고 있습니다. 어촌계장으로서 제가 할 일은 우리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방안을 찾는 길입니다.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주민이 참여하는 회센터 단지 조성 등 다각적인 관광사업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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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견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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