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풍경을 도자의 눈으로 보다
일상적 풍경을 도자의 눈으로 보다
  • 강민중
  • 승인 201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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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10일까지 허정은展
전시장 전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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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된 이미지Collecte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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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에서는 건축도자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젊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세라믹루키 네 번째 전시에 허정은 작가를 초청했다. 작가는 일상 속 풍경의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작가의 감각을 통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주로 한다. 이는 낱개의 이미지를 반복과 조합을 통해 이상적인 이미지ideality로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Ideality - 수집된 이미지’展은 이러한 작업의 결과를 보여주는 전시로 벽면 설치 작품 8점과 공간 설치 작품 3점으로 총 11점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그의 작업은 유닛을 만드는 작업에서 시작한다. 먼저, 흙을 밀어 평판을 만든 후, 잎사귀 또는 꽃잎을 연상시키는 단순하고도 자연스러운 식물 문양의 형태를 잘라낸다. 이것은 의도된 형태를 얻어내기 위한 작업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손의 움직임이 형태를 결정짓는 식이다. 이렇게 얻어진 수많은 유기적인 식물 형태의 유닛이 작품을 구성하는 기본 소재가 된다. 유닛들의 중첩과 배열로 하나의 작품이 구성되기도 하지만, 작가는 대부분의 경우 일상의 풍경으로부터 수집된 이미지 - 집, 창문, 아케이드 등 건축적 요소 위에 잎사귀 또는 꽃잎 유닛을 조합하는 구성 방식을 취한다. 백자토를 사용하는 작가는 전반적으로 순백의 정제된 느낌을 살린 색채 구성을 위주로 하지만, 부분적으로 낮은 채도의 배색을 조화롭게 사용하기도 한다. 어느 것 하나 지나침 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정제된 색감으로 순수함을 전달한다.

최근 작가의 작업에서 주요 화두로 등장하는 ‘집’의 형상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 그 너머로 확장되어 개인의 경험, 기억과 결합한 상징적인 공간, 즉 장소로서 기능한다. forbidden ground는 누구나가 가장 쉽게 떠올리는 아주 보편적인 집의 형태에 작가의 고유한 방식으로 제작된 문이 달려있는 작품이다. 채집된 일상적 이미지들로 넘쳐나는 문은 살짝 열려 있다. 보는 이의 시선을 집 안으로 이끌듯 관자(觀者)의 다양한 상상을 유도하도록 설치한 것이다. ‘수집된 이미지’는 손바닥 크기의 도자 오브제 300여 점으로 9m²의 네모난 공간의 사면을 가득 채우는 작업이다. 투명 아크릴 선반위로 10여 센티미터 남짓의 오브제들이 빼곡히 배열돼 있다. 일상 속에 흔히 발견되는 사물들의 단편적인 형태들이 작가의 감각과 감성을 거쳐 이상적 이미지로 시각화한 이번 작업의 결정체이다. 작가는 수집된 이미지방에 작품들에 중첩돼 있는 ‘유닛’들을 낱개의 이미지로 보여주며, 이 방에서 하나씩 꺼내 작품을 완성한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하고자 했다.

6개의 도자작품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unfolded scenery는 하나의 피스들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연결되어지면서 단순했던 유닛들이 풍성해지는 듯 구성돼 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빠르게 변화하며 반복하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온 소재들을 수집해 중첩, 조합하는 반복작업을 통해 이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이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반복되는 일상, 작은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바쁜 삶 속에서의 여유를 찾아주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달 10일까지 큐빅하우스 갤러리 6에서 열리고 있으며 11월 중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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