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워도 기회는 기회다
아쉬워도 기회는 기회다
  • 강민중
  • 승인 2013.11.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민중 기자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한 8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민족 공동체의 아이콘으로 만들고, 지역의 아리랑 행사를 국가적인 축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리랑의 날 제정, 아리랑의 체계적 전승 기반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또 인문정신의 가치 정립과 확산을 위해 인문정신문화진흥법을 제정하고, 전담기구와 협의체를 만든다. 이외에도 예술인 복지 강화와 기초예술 창작 지원 확대도 정책 과제로 채택했다. 음악·미술 외에 무용·연극을 학교 예능교육에 포함하고, 현장체험과 감상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 창작을 지원할 때 창작자가 소속된 민간단체의 부담(비율 10%)을 줄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정산 업무 부담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생활 속 문화 확산을 위해 ‘문화가 있는 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전국 문화시설에서 작은 콘서트를 열고, 공연·영화 관람료를 할인한다는 계획이다. 고궁·박물관·미술관의 무료 관람도 추진한다. 이 모든 항목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고 국민생활에 적용돼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현재 문화계의 실태는 고려하지 않는 원론적인 것이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아리랑을 통한 국민통합 구심점 삼기는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벌써 1년 여간 진행되고 있어 전혀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

특히 무용, 연극의 예능교육 포함부분은 국내 교육실태를 고려하면 납득하기 힘들다.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현재 일선 중등 교과과정에 음악·미술 등 예체능 분야의 교육이 무너진 상태다. 무너진 탑을 어떻게 새로 쌓을 지의 방안이 아닌 그 속에 무용과 연극을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 학생들의 근심만 더할 뿐이다. ‘문화가 있는 날’의 고궁박물관 미술관의 무료입장도 그렇다. 무조건 관람객을 늘리는 것만이 좋은 문화는 아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성숙한 선진 문화정착이다. 세계적으로 문화의 지적 재산권,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제 값을 지불하고라도 볼 수 있는 문화적 성숙을 우리는 원한다.

이처럼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핵심은 정부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배정에서 문화예술 분야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만큼 지역에서 집중력 있는 역량을 발휘해 정부의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문화융성 구현 방안을 먼저 제시하는 선제적 대응 등 지역 문화계의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