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가꾸어야 할까? 가꾸지 말아야 할까?
숲을 가꾸어야 할까? 가꾸지 말아야 할까?
  • 경남일보
  • 승인 201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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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농학박사)
11월이 되면 필자와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항상 숲가꾸기에 대하여 필연적으로 대비한다.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하여 볼 것은 숲을 가꾸는 것과 가꾸지 않는 것 중 어느 것이 좋을 것이냐 라는 문제다.

인류는 백년 전만 해도 인간이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을 충분하게 공급받아 왔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전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은 숲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건축재, 종이, 연료 등 인간생활에 꼭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목재와 같은 직접적인 경제재는 물론 물, 산소 등 인간생명에 필수적인 간접적인 환경재 등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숲은 인간의 필요목적에 부합되게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무분별한 산림개발이 자연생태계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됨에 따라 무조건적인 산림의 보존론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론적인 바탕으로 자연은 간섭받지 않는 균형 잡힌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따라서 모든 교란행위 자체가 자연을 파괴한다고 인식하고 인간사회에 의한 생태계의 대량파괴는 지구의 생물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보고가 일부 발표되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후자의 관점은 도시화, 또는 경작지화 등에 의하여 생물권이 완전히 제거되거나 대체됨에 따라 자연의 생물권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한편 대니얼 보트킨(Daniel Botkin)은 그의 저서 ‘조화되지 않는 조화(Discordant Harmonies)’에서 ‘자연은 쉬지 않고 변화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즉, 자연은 인간의 간섭이 아니더라도 급격한 기후변화와 같은 자연재해에 의하여 교란당하고 있으며, 수많은 생물종과 그것들이 구성하고 있는 생태계는 그러한 자연조건 밑에서 서로 생존하기 위하여 진화하고 발달하여 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숲에 있어서도 보존만 하여도 점차 극성상의 단계로 자연적으로 천이가 될 것이나 결국은 극성상의 단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종만이 남게 될 것이며, 이 수종에 적응할 수 있는 생물종만 존재하고 그 외의 모든 생물은 사라지게 되어 산림에서의 생물 다양성은 상실될 것이다.

따라서 숲가꾸기 작업 등 필요한 곳에 적절한 사업을 실행함으로써 산림에는 다양한 천이단계가 공존함과 동시에 종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견해에서 ‘보존과 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연구와 토의가 시작되었지만 숲으로부터의 직접적 혜택을 인간이 포기할 수 없다면 그 결론은 숲은 가꾸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30년 만에 전체 산림 중 97%를 푸른 숲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5%가 산지로서 산림녹화, 숲 가꾸기 등은 숲 관리로서만의 의미가 아니라 국토를 관리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우리 산림은 40년생 이하가 67%를 차지해 숲가꾸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1998년 이후 본격적인 숲가꾸기에 주력해 우리나라 산림의 양은 이전보다 약 두 배 증가하는 등 숲가꾸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산림의 경제적·환경적 가치를 보다 높이기 위해서는 숲의 성장과정에 따라 적절한 숲가꾸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제부터 시기를 맞춰 잘 가꾸어 준다면 건전하고 우량한 숲이 되어 독일, 스위스, 스웨덴, 일본 등과 같은 산림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산림청에서는 과거 1977년 11월 첫째 토요일을 육림의 날로 정해 실행하여 오다가 1990년 육림주간을 거쳐 지난 1995년 숲가꾸기 분위기를 장기간 지속시키고자 11월 한 달을 숲가꾸기 기간으로 정하였다.

따라서 필자는 이 기간 동안 시민, 단체,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숲가꾸기 체험행사를 추진해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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