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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실현은 교육의 혁신으로부터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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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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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 242개 나라가 있다. 이 나라들 중에는 잘사는 나라도 있고 못사는 나라도 있다. 잘사는 나라는 왜 잘살고 못사는 나라는 왜 못살까? 미국 MIT 경제학과 애쓰모글루 교수와 하버드대 정치학과 로빈슨 교수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저서에서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로 나뉘는 중요한 원칙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의 차이로 국가의 성공과 실패가 나뉜다고 했다. 예컨대 미국과 같이 잘사는 나라는 ‘좋은 경제제도’를 채택한 반면, 다른 못사는 나라는 ‘나쁜 경제제도’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좋은 경제제도는 포용적(inclusive) 경제제도를 일컫는다. 이 제도에서는 사유재산을 확고히 보장하고, 법률을 공평무사하게 집행하며, 누구나 교환과 계약이 가능한 공정경쟁의 환경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칙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포용적 경제제도에서는 사람들이 기술을 개발하고 자본을 투자하며 기술혁신을 추구해 성공을 이루어내면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고 부를 창출한다. 나쁜 경제제도는 착취적(extractive) 경제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에서는 한 계층의 소득과 부를 빼앗아 지배집단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식으로 규칙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착취적 경제제도에서는 사람들이 생산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치를 창출하기보다는 연고나 연줄을 동원해 지대를 뜯어먹는데 자신의 능력을 쏟는다.

창조경제라는 담론을 논의하고 있는 우리에게도 이 책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 먼저 이 책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포용적 체제인가 착취적 체제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언론에 발표되는 주요 통계 지표들은 우리나라가 점차 착취적 체제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육 양극화다. 이제 우리나라 개천에서는 ‘용’이 나지 않는다. 사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지방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은 명문대는커녕 대학조차 가기 어려워졌다. 그러다 보니 임시직과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부모의 가난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반면 돈 많은 부모 밑에서 양질의 사교육을 받고 자란 자녀들은 좋은 대학에 가고 돈 많이 받는 직장에 취직한다. 부모 세대의 경제력 양극화가 교육 양극화를 가져오고, 이는 자녀 세대의 경제력 양극화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교육 양극화는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국가경쟁력마저 위협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추가적인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 양극화의 핵심인 교육 양극화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교육개혁의 핵심은 기회균등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압축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양적 성장 위주의 모방형 인재육성 방식이 중심이었다. 창조경제를 통한 지속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질적 성장 위주의 창조형 인재육성 방식으로 교육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한편 이 책의 저자들은 교육내용의 혁신에 대한 통찰도 제공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조장하는 방향으로 교육내용을 혁신해야 할 시기에 있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 교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없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혁신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식을 이용하여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윤기회를 추구하는 모든 행동이 기업가적 행동이고 기업가정신의 발현이다. 기업가정신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이윤의 기회로 포착되는 고착화된 경제적 기득권과 관행 등을 혁파해 나가는 도전정신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창업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이유는 창조적 파괴가 항시 진행되고 있고, 미국의 대학이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대학에서 나온 창의적 아이디어와 인재들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어떤 나라가 잘 살고 못사는지,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그 해답은 명확하다. 성장 위주의 모방형 인재육성 방식의 현행 교육 시스템으로는 창조경제의 주체가 될 인재를 양성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조경제의 주체가 될 창조형 인재육성을 위해 교육 시스템과 내용을 혁신하는 일이다. 창조경제의 실현은 교육의 혁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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