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희망
캄보디아의 희망
  • 최창민
  • 승인 2013.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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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민 (경제문화체육부장)
캄보디아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싱가포르보다 더 잘 살았다. 현대사를 거치는 동안 공산주의 혁명이 휩쓸면서 이 나라는 쑥대밭이 됐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900달러로 관광지 곳곳에는 ‘1달러’를 구걸하는 아이들이 수 없이 많다. 이 ‘1달러’는 그들의 4인 가족 하루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이라고 하니, 사정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른바 ‘킬링필드’로 대변되는 폴 포트의 공산혁명은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겼다. 1975년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폴 포트는 3년 7개월 동안 피와 살육의 공포정치를 이어갔다. 잘 알려진 대로 200만명을 처형한다. 대상은 지식층, 안경을 썼거나 손발이 깨끗한 사람, 교사, 언론인 등이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변하지 않고 있다. 1년에 5번씩이나 벼 수확을 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그들은 대체로 게으름을 피우고 산다. 남자들은 일하지 않고 여자들은 생계를 책임진다. 무엇보다 지금 이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킬링필드 트라우마’다. 언제든지 또 다시 부모와 형제, 친구를 대량 학살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신의 덩어리’가 여전히 관통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영원히 그렇게 살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에서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 ‘1달러’를 외치고 있지만 언젠가 그들의 세상이 온다면 캄보디아는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멀지 않은 과거, 잊혀진 왕국, 동남아를 호령했던 앙코르 왓, 앙코르 톰의 영광이 민족의 저변에 깔려 있다. 물론 영광의 재현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최창민·경제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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