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이근삼 교수님을 밀레니엄 아트 페스티벌 강연을 위해 진주에 초대했다. 도착하자 인근 대학의 제자들까지 영접(?)을 나올 정도로 인맥이 두터웠다. 행사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필자에게 “지금 자네가 구할 수 있는 제일 독한 술을 한 병 가지고 숙소에 들러라”는 것이었다. 이후 저는 몇 잔 술을 연거푸 받아 마시고는 무례하게도 “선생님! 저, 담배 한 대 태워도 되겠습니까?”, “그래 연극의 한 장면이라 생각하고 진하게 한 대 태워.” 늘 작품처럼 해학과 풍자가 넘쳐 나셨던 이근삼 선생님! 살아 계신다면 이 얼어 붙은 정국에 여기 따끈한 “국물 있사옵니다. 마시고 정신차리시오!”라며 한 방 날렸을 텐데.
/문화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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