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박물관과 정치
실패박물관과 정치
  • 경남일보
  • 승인 2013.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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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
미국 미시간주 앤어버에는 ‘뉴 프로덕트 웍스(New Product Works)라는 특이한 박물관이 하나 있다. 기업이 만든 제품 중에서 실패작만 모아 놓았기 때문에 흔히 ‘실패박물관’이라 부른다. 설립자인 로버트 맥메스에 의하면 처음부터 실패를 컨셉으로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기업이 출시한 신제품을 모아 놓았을 뿐인데 그 중 십중팔구가 실패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패박물관이 되었다는 것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상품은 7만점이 넘는다. 이중 최악의 실패작은 연기 없는 담배 ‘프리미어’, 무색콜라 ‘ 크리스털 펩시’, 스프레이형 치약 ‘닥터 캐어’, 성인용 즉석식품 ‘싱글즈’ 등이다. 제품을 만든 회사에서는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겠지만 이곳에서는 꽤나 관심을 끄는 상품들이다. 상품들이 실패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 구매성향을 잘못 판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전이 있는 한 실패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똑같은 실패를 계속해서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실패는 실패의 반복을 막는데 가장 큰 효과가 있다. 또한 실패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헨리 포드의 말처럼 ‘실패란 좀 더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가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면서 실패박물관을 찾는다.

▶우리나라에 실패박물관이 생긴다면 제일 먼저 전시되어야 할 제품은 구태한 정치행태일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패를 반복하는 최악의 제품이다. 노무현 정부는 탄핵으로, 이명박 정부는 촛불시위로,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으로 일년 간 허송세월을 보냈다. 모처럼 여야 4자회담을 통해 꽉 막힌 정국이 풀리는 듯하다. 더 이상 국민에게 정치실패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길 바란다.

안상근(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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