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 고민의 시작
김장문화, 고민의 시작
  • 강민중
  • 승인 201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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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중 기자
한때 각 언론 등을 통해 우리 김치의 세계화가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일본 김치와의 경쟁, 세계 속의 한국김치를 알려야 한다는 움직임과 세계인의 입맛을 잡기위한 퓨전김치의 개발 등 많은 논의 등이 있었다. 수년간의 그러한 노력들이 쌓여 최근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나 싶기도 하다.

김장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지정은 지난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이 국내 1호로 등재된 이후 열여섯번째라고 한다.

하지만 기쁨과 동시에 김장문화를 어떻게 이어받고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김장문화는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나눔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은 물론 우리들 실생활 속에 가장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근 김장문화가 현대화, 상업화, 핵가족화 등에 따라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주변에서도 김장을 하는 집들을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김장을 담그더라도 배추의 포기 수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 인스턴트 식품에 젖은 아이들 중에는 김치를 아예 못먹는 아이들까지 생겨난다. 실제로 유치원에서는 김치를 먹이는게 일이 됐을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 리서치 전문업체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비율이 50대는 83%나 되지만, 40대는 36.9%, 30대는 20.7%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 특히 지난해에 비해 7%정도 감소했다고 한다. 이대로 10년 후, 20년 후에는 전통문화교육관에서나 김장을 담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생긴다.

김장은 단순히 김치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각 가정이나 집안마다 지켜오고 있는 손맛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각 집안의 문화를 나타낸다. 한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나눔의 문화가 각 집안에서 나타나고 또 개성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

김치의 세계화를 외치며 밖으로만 눈을 돌렸던 정부는 이제 안을 바라볼 때다. 민간과 기업, 지자체와 함께 김장문화를 전승시키기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지역별로 다른 맛과 저장법을 지닌 각 지역의 김장문화의 특색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김장을 조금씩 외면하는 젊은세대들이 조금 수월하게 김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김장이 단순히 먹거리를 위한 과정이 아닌 우리 소중한 문화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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