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요' 하면 답이 있습니다
'내 탓이요' 하면 답이 있습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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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찬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엄동설한에 접어들면서 삶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가슴은 더욱 차갑게 얼어붙고 있는데도 이들을 달래주고 편안하게 해주어야 할 책무가 있는 정치권은 말로만 민생을 외치며 정치를 실종시키고 있다. 성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또한 정도를 벗어난 언행으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어 실망과 분노가 커지면서 측은지심을 가지게 된다.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되돌아보고 최소한 정치권이나 사회지도층을 향해 측은지심이 든다는 말이 안나오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인간은 측은지심과 더불어 인(仁), 의(義), 예(禮), 지(智)를 부여받아 태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선과 악이 존재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이익이나 명예 등 이기주의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어 다수의 국민들이 혼란스럽고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존경의 대상이어야 할 성직자가 헌법과 교리에 금지된 정치적 형태는 물론 수많은 장병과 민간인이 희생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북한의 정당한 행위인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아버지와 자식을 잃고 남편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을 만분의 일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런 언행을 해서는 안된다.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도 정도를 벗어나서는 본인에게도 국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향해 ‘그 애비에 그 딸’이라는 막말을 접하면서도 꾸짖는 사람이 없는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와 함께 부끄러움이 앞선다. 정작 막말을 한 본인을 향해 누구나 공감할 이유도 없이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는 막말을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 되물어보고 싶다. 그리고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을 알면서도 국책사업 곳곳을 누비며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가 하면 명확한 근거도 없이 국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행태를 자행하면서도 우리는 물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북한의 인권문제와 3대 세습독재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이중적 행태가 도를 넘고 있어 국민적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임에도 일부의 진보 지도층과 야권에서는 공안탄압 운운하면서 자기 반성은커녕 국론분열과 갈등조장을 부추기고 있어 개탄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으며, 우리의 전통문화인 선비정신을 확산시켜 나가기 위한 청소년들의 인성교육 강화가 절실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정치는 타협이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정치의 목적을 정치권만 외면하고 있어 여의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는 것을 직시하며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다’는 말이 우리사회에 희자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며칠 전 영면하신 고(故) 채명신 장군께서 현역시절 ‘내부의 적을 경계하라’는 명언과 유언장에 파월용사 묘역에 안장해 달라는 유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겨보고 ‘일상의 모든 일이 내 탓이오 하면 답을 찾을 수 있지만 상대의 탓으로만 돌리면 답도 찾을 수 없고 행복도 찾을 수 없다’는 큰스님의 법문을 우리 모두가 생활의 지혜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복지도 민주주의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공생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이룰 수도 없고 편견과 증오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호 (하동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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