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축산업과 풀사료
<농업이야기>축산업과 풀사료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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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찬식 기술사(경남도농기원 소득생활자원과 소득기술담당)
FTA 등 국가, 지역간 글로벌 경쟁체제가 가속화되면서 시장개방 여파가 우리나라 축산업 깊숙이 스며들어 축산농가의 시름을 가중하고 있고 선진축산업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풀사료는 인류가 야생동물을 가축으로 기르면서 이용되기 시작했는데 고대 이집트의 벽화나 로마시대에 가축사료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농업, 교통수단, 군용으로 이용되는 가축을 사육하기 위해 국가에서 관리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소, 양, 염소, 사슴과 같은 초식가축은 언제 공격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풀을 뜯어서 씹지도 않고 위장에 넣은 후 틈나는 대로 되새김질을 하여 소화되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로 풀사료는 지방, 단백질, 전분들의 함량이 적고 섬유질이 18%이상 되는 사료로 청초나 건초 따위를 일컫는다. 사람이 먹지도 못하는 풀을 가축이 먹어 고기를 만들고 우유를 만든다는 사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며 축산물이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뇌, 신경, 호로몬을 구성하고 중요한 동물성단백질을 공급해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인가?

이상기후와 옥수수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사용의 확대에 따라 과거처럼 싼 가격에 곡물을 수입해서 가축을 먹이는 것이 점차 불가능해지고 있다. 질 좋은 풀사료의 충분한 공급은 건강한 가축을 키울 수 있어 축산물의 품질을 높이고 경영비를 절감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겨울철 휴경지나 유휴지를 활용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또한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이 추구해야할 자연순환형 농업의 중요한 고리로서의 역할과 현재 23.6%에 불과한 국내 곡물자급율의 향상 및 농가소득의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가치외에도 풀사료를 생산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출하는 힐링푸드로서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토양침식과 홍수의 방지, 대기정화 등 환경보전의 기능도 있다.

배합사료 원료의 95%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존자원이 열악한 우리나라 축산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생산비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를 80%이상 풀사료로 대체하여 국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초지면적이 부족하지만 자급을 위한 논, 밭, 임야, 간척지, 유휴지 등의 잠재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70년대부터 우리 기후에 맞고 생산성이 높은 사료작물들이 개발되었고 최적의 작부체계 연구와 함께 많은 기술들이 보급되었다. 경남에는 겨울철 논을 이용할 경우 14만2000ha의 농지에서 답리작 사료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농촌에서 젊은 축산농가가 자급사료를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유휴지를 빌려주고 축산 농가는 고령의 농가를 대신해서 논을 갈아주는 서로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미덕이 정착되면 어려운 축산농가가 희망을 가지고 귀중한 농토를 지키지 않을까 한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탄을 받기도 하지만 축산은 농업생산액의 40%를 점유하는 만큼 농촌경제를 지키는 굳건한 버팀목이고 버릴 수가 없는 중요한 산업이기에 풀사료 등 자급사료를 생산할 기반이 없다면 우리는 수입산 축산물을 선택의 기회도 없이 소비해야하지 않겠는가.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초석은 자급사료 생산이다’라는 공감대 속에 우리 미래축산의 희망을 품어본다.



민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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