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홍 기자
최근 중국 신예들의 강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1995년 이후 출생자만 참가할 수 있는 신예기전이 탄생했다. 합천군이 후원하는 미래포석열전이다.
국내에서는 신예들만 참가하는 기전은 단 2개 대회뿐이다.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인 동아팜텍주식회사가 후원하는 2013 동아팜텍배 오픈신인왕전과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열전 바둑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제2기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열전’ 대회 방식은 1995년 이후 출생한 18세 이하 기사로 참가자는 17명에 이른다. 이들 중의 최고 랭킹인 나현(1995년생)과 최연소인 신진(2000년생)은 랭킹 시드와 최연소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했다. 8강 토너먼트로 진행하는 본선에서 우승·준우승을 차지한 신예와 바둑 팬들에 의한 온라인 투표로 뽑힌 1명은 이세돌 9단을 비롯한 정상급 기사와 영재·정상 대결을 벌인다.
올해는 신예기전 하나가 탄생한 셈이고 대회 규모도 7000만 원으로 커졌다. 상금은 우승 700만 원, 준우승 300만 원. 영재·정상 대결의 상금은 이와는 별도로 책정되어 있다. 지난해엔 이른바 영재 3인방으로 불린 변상일·신민준·신진서가 풀리그로 순위를 다퉜고, 이어 이창호·이세돌·최철한과 1대 1로 영재-정상 대결을 벌였다. 새내기 영재들의 도전정신과 그런 후배와의 대국을 흔쾌히 수락한 정상들의 마음에 바둑가의 온도계는 올라갔다. 특히 신민준이 최철한을, 신진서가 이창호를 꺾었고 변상일도 접전 끝에 이세돌에게 반집으로 패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얼마 전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삼성화재배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신예 탕웨이싱 3단에게 패하면서 한국바둑이 18년 만에 세계대회 무관으로 전락했다. 이로써 올해 벌어진 세계대회는 ‘90후’(90년대 출생기사)와 ‘80후’(80년대 출생기사)의 대결이었는데 모두 ‘90후’가 이겼다. 세대교체만이 정상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제2기 합천군 초청 미래포석열전’은 프로 중에도 어린 영재들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대회로서 한국바둑의 미래를 생각하는 합천군이 미래의 자원인 신예들을 육성하고 지원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취지로 2년째 후원하는 대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이세돌(30)·최철한(28) 9단을 넘어설 국내 신예기사가 나올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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