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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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에는 감이 최고
담장 너머 탐스럽게 달린 붉게 익은 감은 한국의 가을을 대변해준다. 감나무는 한국, 중국, 일본이 원산지로써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식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식용 감은 떫은 감과 단감으로 대별되는데 우리나라 재래종은 떫은 감이고 단감은 일본등지에서 도입된 것이 대부분이다.

감은 당질이 14% 전후로 많고, 이 중 포도당 6%, 설탕 5% 및 과당 3%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타민 C가 28mg%정도 함유돼있다. 특히 감잎에는 약 800mg%로 많아 비타민 C 급원으로 감잎차를 애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감의 아름다운 색깔은 카로틴 등의 카로티노이드계 색소인데, 이 성분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어 항암작용을 한다.

감의 떫은 성분은 탄닌(tannin)의 수용성 성분인 ‘시부올(shibuol)’이다. 떫은 맛을 없애는 과정을 탈삽(脫澁)이라 하는데, 온수로 침지하는 온탕 탈삽법, 감 표면에 알코올을 살포하는 알코올 탈삽법 등이 있다. 탈삽의 원리는 어느 것이나 수용성 탄닌이 불용성 탄닌으로 변화되어 떫은 맛을 잃고 원래의 감미가 나타나 달게 된다. 요즈음은 단감이 양산되면서 떫은 감을 탈삽하여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곶감이나 연시로 만들어 먹는다. 감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곶감은 생감에 비해 포도당과 과당이 4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에 단맛이 훨씬 진해지고, 비타민 A도 약 2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 곶감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는 포도당과 과당 등이 결정화된 것으로 곶감의 맛을 좌우한다. 그 맛이 얼마나 좋았으면, 옛날이야기에 우는 아이에게 호랑이가 온다고 해도 그치지 않든 울음을 곶감을 준다니까 그친다는 이야기가 생겼을까?

감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많은데, 과육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갈색반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탄닌의 산화물이다. 그런데 감이나 곶감이 맛있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빈혈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고, 변비에 걸릴 수도 있다. 탄닌산은 물 흡수력이 강하여 설사를 멎게도 하나 심할 경우에는 변비가 된다. 또 탄닌산은 철분과 쉽게 결합하여 배설되므로 빈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감에 함유된 비타민 C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특히 곶감의 비타민 C는 인체의 조직 세포를 연결해주는 ‘콜라겐’이라는 물질을 생산하기 때문에 동맥경화, 뇌출혈 등의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데 이롭다. 그러나 감은 뭐니뭐니해도 주독을 없애주고 숙취를 해소해 주는 데 최고의 과일이다. 감을 먹으면 숙취가 해소되는 원리는 상식적으로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술의 주성분인 에틸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체내에서 다른 음식물보다 훨씬 빨리 위나 소장 벽에 흡수되어 간, 심장을 거쳐 전신에 순환된다. 술을 마시면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되는 것은 알코올 섭취로 인해 항이뇨(抗利尿) 호르몬의 작용을 약화시켜 이뇨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알코올의 열량은 1g당 7kcal이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많이 먹으면 섭취 칼로리가 많아져 비만이 될 수 있다.

술의 주성분인 에틸알코올은 체내에서 다른 영양소보다 빨리 흡수되고 해독하기 위하여 간에서 빠르게 분해하게 된다. 그러나 매일 술을 마실 경우 간은 알코올을 우선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지방, 단백질, 당질 등을 분해하거나 합성하지 못하여 술이 해독되기를 기다리면서 간 주위에 이들 영양소가 축적되어 지방간, 간 비대증, 나아가 간 경화증으로 진전되고 심할 경우 간암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러므로 술은 몇 일간 간격을 두고 먹어야 한다.

알코올의 해독은 알코올 분해효소(alcohol dehydrogenase)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로 분해되며, 이 물질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데하이드로게나제(acetaldehyde dehydrogenase)에 의해 산화·분해되어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된다. 이 때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숙취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간에 손상을 입히고 두통과 불쾌감을 불러일으키는 나쁜 친구다.

감은 숙취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분해를 항진시키는데 가장 좋은 과일이다. 따라서 음주 전·후에 곶감, 연시, 단감 등을 술안주나 후식으로 먹으면 숙취해소에 확실한 효험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과음은 어떤 약이나 음식도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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