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활용, 퇴색된 그 의미
인터넷 활용, 퇴색된 그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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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요즘 인터넷 뉴스에는 유독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의 게시물을 인용한 기사들이 많다. 유익한 생활정보에서부터 흥미로운 사진이나 재미있는 글들까지. 네티즌들이 특정 사이트나 카페에 올린 이러한 글들이 여러 사람들의 인기를 끌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를 기사의 주제로 활용하는 것이다. TV와 라디오, 신문이나 잡지 등으로 정보를 받기만 하던 단방향 통신의 시대를 넘어서 이제는 정보 수여자와 정보 공여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양방향 소통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부터 이러한 현상은 일찍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PC를 이용해 접속해야 했던 과거의 환경과는 달리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상의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게 되어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 등의 활용도는 더욱 극대화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만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각종 범죄와 사회적 논란의 주체가 되고 있기도 하다.

정치적인 성향을 가진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어린 학생들이 그릇된 정치관과 역사관을 가지게 되고, 자신과 상반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종북, 반대로는 친일이라 폄하하며 사상싸움을 즐기는 기이한 현상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고, 추구하는 정치의 성향 역시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눈앞에 보이지 않는 상대라는 이유로 인신공격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 게시물과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그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언젠가 우리의 사회도 모든 것을 흑과 백, 진보와 보수로 규정 짓는 단편적인 논리가 일반화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소소한 일상의 공유와 지인들과의 친목을 목적으로 탄생한 SNS 역시 과도한 사생활 침해와 무분별하고 부정확한 정보유출 등의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내가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 오늘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있었는지, 마치 일기를 쓰듯 SNS 계정에 올린 누군가의 게시물. 하지만 그것은 자신이 아닌 남들의 눈을 의식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주변 사람들과의 일상을 나누기 위한 본연의 목적보다는 언제부턴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조금은 과장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함께 있어도 외로운, 관심 받기를 원하는 현대인의 슬픈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충분한 생각을 거치지 않고 쓴 글에 뭇매를 맞기도, 확실하지 않은 루머성 게시물에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고, 감시하는 소통의 감옥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어떠한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따라 그 속성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인터넷 역시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고, 그 파급력이 어느 때보다 크고 중요해진 지금 시대에 우리는 모두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과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동반되어야 하는 책임감은 결여된 지 오래인 듯하다. 본래의 정보 공유와 소통의 목적보다는 위와 같은 이유들로 점점 퇴색돼 가고 있는 인터넷 문화,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현상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하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선진적인 시민의식이 있어야 하듯 인터넷 강국의 명성에 걸맞은 인터넷 문화를 가지기 위해, 현재도 각종 커뮤니티 혹은 SNS를 사용하는 우리의 깨어 있는 생각과 행동이 중요한 때이다.
이주형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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