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사회봉사활동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연말 사회봉사활동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정규균
  • 승인 2013.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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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균 기자
“해마다 연말만 되면 공공기관이나 회사측으로부터 김장 담그기 행사, 연탄배달 행사. 어린이집· 장애인복지시설 및 양로원 방문 등 봉사활동을 강요하는데 솔직히 민망하고 겸연쩍어 부끄럽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B과장의 고백이다. 최근 연말연시를 맞아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사회공헌 활동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부터 ‘김장나눔 행사’를 시작으로 연말 ‘연탄배달 행사’등 기업·공공기관들의 사회봉사 활동의 장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문제는 그 안에 진정성이 얼마나 담겨 있느냐다. ‘사진 한 장 찍기 위한’ 혹은 ‘업무평가를 잘 받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은 수혜를 받는 사람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지역사회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은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김장 담그기 행사를 벌여 고아원, 양로원 등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면서 배달해 주거나 연탄과 쌀, 물품지원 등이 고작이다. 그리고는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면서 공공기관·기업 이미지 향상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공기관·기업들의 사회공헌을 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봉사라도 하는 것이 어디냐”라며 항변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소외계층과 함께 더불어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눔봉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번쯤 고민해야 할 부문은 아직도 창고시설이나 컨테이너 거주자, 지역에서 의지할 데가 없는 어려운 우리 이웃에게도 실제로 골고루 혜택을 주었느냐 하는 것이다. 연말연시만 집중하지 말고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외면당하지 않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근본적인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도 변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은 세계적인 기업이 돼도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기업은 혼자 잘해서 성공할 수 없다. 그 사회의 인프라와 구성원들의 능력 및 지지가 바탕이 돼야 한다. 이제부터 지역 기업들도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을 지양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할 때다. 연말연시 누구를 위한 사회공헌인가. 기업체와 공공기관은 스스로 자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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