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힘
희망의 힘
  • 경남일보
  • 승인 2013.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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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준 (진주동명고 교감)
‘장래에 취득이 가능한 확실한 이익’을 일컫는 말로 ‘희망이익’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희망매매’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희망매매’는 ‘장래에 확실히 이익이 되는 물건을 매매하는 일’로 ‘논에 있는 벼나 그물에 든 고기 따위를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희망’은 ‘미래의 확실한 가능성’이거나 ‘앞일에 대한 소원이나 그것을 기대할 때에 일어나는 감정’을 말한다. 이 희망은 다양한 복합어로도 쓰이는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몇 줄의 글로 위로하고 격려하여 의지를 북돋우는 ‘희망편지’가 있는가 하면 사회의 현안이 있을 때마다 몇 백대의 버스에 많은 사람을 동원하여 세(勢)를 과시하면서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희망스럽지 못한 ‘희망버스’도 있다.

한 대학생이 교정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가 SNS를 타고 퍼지면서 다른 대학으로 확산되었고,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파장이 많은 단체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미친(교정에 대자보를 붙인 고등학생을 교장이 경찰에 신고했다는 소설 같은 보도도 있다) 이유가 우리 젊은이들의 분노와 좌절감, 절망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17일 코카콜라와 오픈서베이가 합동으로 실시한 10~30대 설문조사에서 새해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사랑해’(12%, 2위)보다 ‘잘 될 거야’(19%)가 1위였고,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서도 역시 1위(16.7%)였다고 한다. 이는 청년들이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 직면한 문제들이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 즉 ‘희망’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영국의 시인 브라우닝은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앞날에 남았느니, 오직 그것을 위해 나아가리!’라고 했고, 바이런도 ‘폭풍이 지나간 들판에도 꽃은 피고, 지진이 난 땅에서도 샘은 솟는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희망 전도사이자 KBS 영어작가, 또래상담 리더인 박준상이 쓴 ‘희망의 힘’에서는 절망적 고난과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15인의 희망용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는 ‘(성공한) 그들은 남들처럼 살아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제자리에서 머뭇거리지 않았으며 환경을 탓하지도 않았다. 과거에 묻혀 살지도 않았으며 장애에 굴하지도 않았다’고 정리했다. 하버드 의대 교수인 제롬 그루프먼이 쓴 또 다른 책 ‘희망의 힘’에서도 ‘궁극적으로 질병치료에도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고, 희망이 인간의 질병치유에 생물학적 효력을 발휘한다’고 한 것을 보면 분명 ‘희망의 힘’이 크긴 큰 모양이다.

성탄절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할 시점, 미래에 대한 과도한 소망이나 무조건적 낙관만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보듬는 것이다.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는 ‘송가(Odes)’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오늘을 즐겨라, 그리고 미래엔 최소한의 기대만 걸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고 했고 미국의 저널리스트 W.A. 화이트는 ‘나는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사랑하기 때문이다’라 했다. 연말이자 새해 벽두에 모두가 마음에 새겨 둘 말들이다.
문형준 (진주동명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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