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외국어고등학교 고영실 前 교장
평생을 나눔과 독서운동으로 보낸 교사가 있다. 은퇴 후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고영실 전(前) 진주외국어고등학교 교장이 바로 그 주인공. 35년간 몸담았던 학교를 은퇴하면서 사비로 10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고영실 전 교장은 현재 평소 자신이 꿈꾸던 작은도서관의 관장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정수예술촌’에 소규모 도서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고 교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도서관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평생의 꿈이었던 만큼 계속 운영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 교장은 1980년 교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눔·독서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당시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 책을 훔쳐가는 경우가 많았다. 책을 읽고 싶어도 돈이 없어 책을 못 보는 학생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 마음껏 책을 읽게 해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학교에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등록금과 식료품 값을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나눔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는 외연을 넓혀 소년소녀가장, 진주 기독육아원, 사천 신애원, 고성 애육원 등의 아동 10여명을 후원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기관과 아동들에까지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그는 “6·25 전쟁 당시 필리핀은 우리나라를 원조했던 나라인데 지금은 많이 뒤떨어져 있어 특히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려웠던 우리나라를 도와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 교장은 학생들이 국가와 부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의 학생들은 나라나 학교에서 장학금을 전달해도 감사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대한민국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있고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곽동민기자·사진=오태인기자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