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는 어르신들이 꽃무리를 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주시 관내 경로당별 에어로빅 경연대회였다. 여섯번째 노란 유니폼을 입은 어머니팀이 연세에도 불구하고 탄력 있는 춤동작에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사진을 빨리 전해드리고 싶은 생각에 곧장 사진관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모니터에 뜨는 사진은 깡그리 초점 없는 피사체다. 촬영모드를 잘못 맞춘것이다. 기대했던 사진을 동료들께 전해주지 못하는 어머니의 허탈한 모습을 떠올리니 기가 찰 노릇이다. 평소 덤벙대는 내 성격, 새해부터는 삼사일행(三思一行)해야겠다.
/문화기획가
/문화기획가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