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취업난에 ‘학력U턴’ 증가
심각한 취업난에 ‘학력U턴’ 증가
  • 곽동민
  • 승인 2013.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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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卒 전문대 재입학…"간판보다 취업" 인식변화
경남지역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생 2년차인 이모(26·여)씨는 올해 구직활동을 잠시 접어두고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광고문화콘텐츠과에 재입학할 예정이다.

1년간 광고디자인, 편집디자인 등의 기술을 익혀 광고디자인 기획업체나 출판편집디자인 업체, 상품개발 기획업체 등에 취업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4년제 대학을 나와서 왜 기술을 배우려 하느냐는 주변의 반대도 있었지만,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취업준비에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컸다”며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해 직장을 구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청년층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4년제 대학을 다니다 전문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학력U턴’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4년제 대학이라는 ‘간판’보다는 취업에 유리한 직업을 찾아 학력과 진로를 바꾸는 대졸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3년(2011~2013)간 4년제 대졸자 중 1만3995명이 전문대에 재입학 지원서를 냈고, 이 중 3705명이 등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학년도에만 4205명이 지원했고, 이 중 1253명이 실제 재입학을 했다. 해마다 4년제 대졸자 4000명가량이 전문대 입학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진주보건대는 최근 학력U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곳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문취업과 창업이 유리한 보건계열에 고학력자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대는 따로 전문대·대졸자 전형을 두고 매년 재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2014학년도 정시모집 총 정원 403명(정원내 310명, 정원외 93명) 중 64명이 전문대·대졸자로 이는 전체 정원의 16%에 해당한다.

진주보건대 관계자는 “가까이는 경상대학교를 비롯해 도내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재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졸자 전형 선발은 매년 정원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기술전문학교인 한국폴리텍대학 역시 기계분야, 자동차분야, 산업설비 분야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능사 과정에 많은 대졸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처럼 대졸자들의 전문대 재입학 현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4년제 대학 증가로 고학력자 공급이 과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현재 4년제 대학들이 취업에 필요한 숙련을 갖추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12월 초 한국폴리텍대학이 현재 재학중인 고학력자 166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재입학 원인으로 ‘이전 대학에서 실질적인 직업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27.2%, ‘적성에 맞지 않은 학과를 선택했기 때문’이 26.1%, ‘취업 실패’가 23.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7.6%가 폴리텍에 원하는 것이 ‘실질적인 업무능력 향상’이라고 대답해 이전 대학 중퇴·졸업 후 현실적인 직업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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