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산 마지막 한국표범 직전 사진 공개
오도산 마지막 한국표범 직전 사진 공개
  • 최창민
  • 승인 2013.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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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포수 노종생씨 아들 덕제씨 본보 제보
한국토종표범이 1962년 합천 오도산에서 마지막으로 생포되기 2년 전인 1960년 진주포수였던 노종생(작고)씨가 합천군 삼가면과 진양군(현 진주시) 미천면을 연결하는 방아재에서 잡은 흑백 표범 사진이 입수됐다.

이 사진은 진주포수 노종생씨의 자제인 노덕제(68·진주시축구협회 심판위원)씨가 본보의 ‘100대명산 합천 오도산’ 편에서 언급한 ‘한국토종표범이 1962년 오도산에서 마지막으로 생포됐다’는 기사를 읽고 본보에 제보하면서 공개된 것이다.

노덕제씨는 이 외에도 표범을 잡기 1년 전인 1959년 부친이 지리산 조개골에서 잡은 반달가슴곰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에는 중앙에 진주포수 조삼세(작고)씨가 총을 어깨에 걸치고 표범을 눕힌 채 머리를 무릎에 얹은 상태의 모습이 찍혀 있다.

표범은 특유의 선명한 매화무늬를 갖고 있어 줄무늬인 호랑이와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오른쪽 건장한 체구의 사람이 노씨의 부친 노종생 포수이며 사진을 제공한 노씨는 당시 중 1년으로 사진을 같이 촬영했지만 옆에 서 있어 나오지 않았다.

사진은 진주시 장재동 소재 조삼세씨 집에서 촬영한 것이다. 노덕제씨는 현재 진주시축구협회심판위원으로 있으며 각종축구대회 심판을 보고 있다.

이 사진은 1960년까지 합천 오도산을 비롯한 진주지역에 표범이 많이 서식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합천 오도산에서 마지막으로 생포된 한국표범과 비슷한 시기에 잡은 표범사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노덕제씨는 인터뷰에서 1960년에 표범을 잡았던 당시(대아중 1년)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노씨는 “산청 합천 등 진주 인근에 호랑이(표범)가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해치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이 문제로 경찰은 골머리를 앓았으며, 급기야 진주 포수에게 호랑이를 잡을 것을 요청했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실제 진주의 한 목욕탕 사장이었던 일명 ‘털보아저씨’는 호환(虎患)을 입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심지어 합천에서 진주로 오려면 방아재를 넘어야 했는데 그곳에 호랑이가 워낙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해치는 바람에 30여명이 모여야만 함께 이동했던 무서운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차출된 진주포수는 부친인 노종생을 비롯해 조삼세 천갑열 오병근 조인세 등이었다. 그 중 노종생포수는 ‘산세를 보고 동물 발의 움직임을 읽을 줄 안다’는 뜻의 ‘노발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발군의 사냥솜씨를 발휘했었다. 이는 동물의 이동 경로를 훤히 꿰뚫고 있어 포수와 몰이꾼을 어느 곳에다 배치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노종생포수는 180cm에 달하는 큰 키와 건장한 체구로 산돼지 한 마리와 사슴 두마리를 더블백에 넣어 들쳐 메고 이동이 가능했을 정도로 힘이 장사였다고 한다.

출동한 진주포수들은 며칠 동안 방아재 인근에 잠복해 있다가 표범을 잡았다. 노씨는 “표범을 잡은 후에는 사람들의 이동이 한결 자유로웠다”고 전했다.

노씨는 또 “표범을 잡기 1년 전인 1959년 지리산 조개골에서 부친과 함께 권흥관 주인 김용운 포수와 3∼4개월 동안 헤맨 끝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봄이 시작될 무렵이었기 때문에 웅담이 작았으며 이를 판매한 돈으로 중학교 입학금을 마련했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gn20131225표범 곰사진 (3)
1960년 합천 삼가면과 진양군 미천면의 경계지점인 방아재에서 잡은 한국토종표범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오른쪽이 노덕제씨의 부친 노종생씨이며, 총을 어깨에 걸친 사람이 조삼세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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