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치유농업으로 새로운 삶을 찾자
<농업이야기> 치유농업으로 새로운 삶을 찾자
  • 경남일보
  • 승인 2013.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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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달연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한때 우리사회에 웰빙(Well-being)이 화두인가 싶더니 요즈음은 힐링(Healing)바람이 불고 있다.

웰빙(Well-being)이란 단어는 잘 먹고 잘사는 참살이란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한 현대인은 더 건강한 삶을 지향하고자 치유의 뜻이 담긴 힐링(Healing)을 추구하게 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젠 웰빙과 힐링을 결합한 힐빙(Heal-being)이란 신조어가 탄생하면서 ‘치유하면서 잘 산다’는 웰빙이 진화한 개념이 등장하게 되면서 농촌 자연경관과 농사라는 노동을 통해 치유하려는 ‘치유농업(Care farming)’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산업고도화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는 가져다 주었지만 현대인은 치열한 경쟁과 갈등속에 각종 정신적 공황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인의 이러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 오른 것이 힐링문화라 하겠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전통 먹을거리를 찾고 기능성 차를 마시고 싱그러운 숲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물주는 인간뿐만 아니라 대지와 자연질서도 애초에 ‘완전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들어 놓았다. 인간들은 자기 주변에 있는 나무나 풀에서 먹고 치료하고 생활하는 모든 재료를 얻어왔다.

체한 아이에게 어머니들은 쑥 뿌리를 갈아서 먹였고, 다친 곳에 나뭇잎을 으깨서 붙여줬다.

최근 산나물이나 허브에서 우리 몸에 좋은 생리활성물질들을 많이 추출하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신토불이(身土不二)나 약식동원(藥食同源)도 이런 통찰에서 나온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이처럼 자연은 마치 어머니의 품과 같이 모든 것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부족함 없이 제공한다.

선진국들은 심신장애인들이 농업·농촌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심신을 치유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보람차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포괄적으로 그린케어(Green care)라고 부른다.

농촌에는 농산물과 같은 주 생산물뿐만 아니라 부산물, 농민들이 가진 전통기술, 무형문화, 역사, 자연경관 등 매우 다양한 자원들이 있다.

이러한 자원을 잘 활용해 시장수요에 맞게 개발하면 농촌다움을 살리면서 도시민들이 선호하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개방화 시대에도 외풍을 덜 타면서 고령자나 여성 농업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농촌의 주요 소득원이 될 수 있다. 이런 트랜드에 맞춰 추진한 농산물이용제조기술 시범사업은 농산물을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공예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부여하는 사업으로 연뿌리 모양을 그대로 살려 방부처리를 해 여성들의 악세사리를 만들기도 하고 녹차나 숯 성분을 의류 소재에 넣어 제품화하거나 건축자재·페인트에 가미시키기도 했다.

식품분야로서는 유기·친환경 농산물이나 천연조미료와 오염이 없는 농산물을 사용해 할머니의 손맛을 이은 전통향토음식을 하는 농가 맛집이 있다. 농가 맛집은 농업인의 진정성과 이야기를 슬로푸드로 제공하는 신개념의 치유형 농촌식당이다.

안 되면 되게 하라’가 아닌 ‘느리게 가도 실패하는 삶이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더욱 위로를 받고 있는 요즘 도민의 행복과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농업·농촌을 중심으로 ‘치유농업(Care farming)’ 이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

최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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