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행역시(倒行逆施)
도행역시(倒行逆施)
  • 경남일보
  • 승인 201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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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호 (하동문화원장)
도행역시(倒行逆施)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전국의 교수 62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2.8%인 204명이 지난 계사년 한 해를 돌아보는 사자성어로 ‘도행역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도행역시’는 중국 사마천이 저술한 역사서인 ‘사기’에 실린 고사성어로서, 추천자인 중앙대 역사학과 육영수 교수는 정부가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는 의미라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첫 째 덕목이기 때문에 최근 사회 곳곳의 갈등과 반목을 바라보면서 정부를 염려하는 교수님들의 생각에 공감을 하면서도 정부만 순리를 역행한다고 탓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법치국가에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에 대해 종교단체와 민노총, 그리고 제 1야당이 보호를 하면서 정당한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또 철도노조의 파업 원인으로 제기된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주무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음에도 민영화를 예단하며 불법 파업을 계속하는가 하면 중재하고 조정해야 할 국회마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다른 주장만 하다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이라는 국민여론에 못이겨 파업 철회에 합의하는 철도노조와 국회의 형태를 보면서 실망을 넘어 비애를 느끼게 된다.

철도노조나 국회가 국민의 분노를 외면한 채 국민을 위한 국민의 뜻이라는 언행을 어떻게 저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되물어 보고 싶다. 이런 내우외환의 와중에 지난 대선 때 여야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상설특검제를 논의하면서 행정부 소속인 특별감찰관 감찰대상에 국회의원을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니 어처구니없을 뿐 아니라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다는 말이 실감나게 한다.

이제 정말 ‘내탓이오’ 하면서 해답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국민 인식이 변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가 먼저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로 변해야 한다.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四書) 중 하나인 ‘중용’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말이 있다, 즉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을 자식다워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내우외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지헤와 힘을 한곳으로 모아도 부족한 만큼 자기 본분에 맞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그런 만큼 갑오년 새해에는 각계각층이 ‘내탓이오’ 하면서 한 발씩 양보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특권과 성역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편안한 가운데 청마의 기운을 듬뿍 받아 국운 융성의 기틀을 다지는 원년으로 기록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노동호(하동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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