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안녕들 하십니까?
  • 이용우
  • 승인 2014.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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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기자
“안녕들 하십니까?” 지난해 12월 고려대 교정에 붙인 대자보에 호응하는 인사가 새해에도 “안녕하시냐고요” 묻고 있다. ‘안녕들 하십니까’의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일회적인 현상으로 끝날 수도, 새로운 대학문화 혹은 사회문화 형성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말은 아직까지 하나의 이미지에 가깝지만, 아직은 어떤 이미지가 채워질지 알 수 없기에 정치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 같다.

올해는 갑오년, 6월은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그 격변의 회오리는 어쩌면 심하게 몰아칠 수도 있다. 청와대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안보를 강조했고, 여당은 국민들의 바람을 진솔하게 정확히 짚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야당은 대통령 불통만을 확인한 회견으로 소통 없는 원칙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에게 새해 감동을 선사해야 할 정치권이 대립할수록 국민들과의 정서는 점점 괴리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잠시, 영화 ‘변호인’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변호사 ‘송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 번의 공판은 대중정서의 코드를 정확히 읽어냈기에 감동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변호인의 핵심코드는 헌법 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가 곧 국민이라는 것에 있다. 국민과 권력은 갈등의 구조가 아니고, 역사의 경험을 통해서 늘 성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행보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 ‘변호인’을 통한 교훈은 여야가 대자보에 채워야 할 숙제를 안겨 줬다. 경제와 안보, 민생 등 어떤 경우이든지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는 것.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떠나 보혁의 갈등을 넘자. 이런 마음으로 2014년의 대자보를 채워가길 바라는 것은 누구나 한결 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 점은 언론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명언은 신문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마다 나온 약방의 감초이다. 과연 우리는 어느 길을 가고 있는지 자문을 던진다.

“안녕들 하십니까?”, “아니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예, 안녕합니다.” 어떤 답을 할지는 정치도 중요하고, 이를 지켜보는 언론도 모두의 사명으로 읽힌다. 올해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표가 아닌 ‘행복합니다!’라는 느낌표로 마무리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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