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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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고 보로 계란과자와 다케다 회장
일본에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계란 과자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가장 맛있고 인기가 있는 것은 다케다 제과(竹田製菓)의 ‘다마고 보로(TAMAGO BORO)’이다. 이 다케다(竹田)제과의 경영자인 다케다 와헤이(竹田和平) 회장은 “일본의 워런 버핏(미국 투자의 귀재)”이라 불릴 만큼 100개가 넘는 상장회사들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는 1933년, 일본 나고야에서 출생하여 올해 여든 한 살의 나이지만 투자론에 관한 저서를 출간할 만큼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가 대부호의 반열에 들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이 ‘다마고 보로’를 만드는데 있어서 절대로 질이 나쁘고 싼 계란은 사용하지 않고, 2차 대전 후 창업 초기부터 고집스럽게 일반 시중의 계란보다 3배나 비싼 100% 유정란과 북해도산 감자만을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가 처음 먹는 과자이니 만큼 최고의 재료를 고집한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비밀은 제조과정에서 직원들이 이 계란 과자에다 대고 ‘감사합니다(ありがとう)’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다.

다케다 회장은 어떤 계란을 써도 과자의 맛은 거의 똑같고, 더구나 전쟁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려운 시절이어서 과자 제조에 쓰이는 재료를 따질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에도 그렇게 최고 품질의 재료를 고집해왔던 것이다. 경쟁사들은 유정란의 가격이 세 배나 비쌌으므로 당연히 값싼 계란을 선택했던 것이다. 제조원가의 부담으로 돈을 벌기 어려웠을 법도 한데 유정란을 고집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그게 참으로 신기합니다. 그렇게 했더니 어느 순간부터 매출이 늘어나고 돈이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의 재료에다 최고의 과자 품질을 고집하는 그의 신념이 마침내 고객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65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이대로 가면 점유율이 100%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면서 오히려 경쟁 상대가 없어지면 자기 자신들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의 마음에서 그 이상의 점유율을 늘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다케다 회장이 최고 품질의 ‘다마고 보로’를 만들기 위해 새로 도입한 기발한 경영전략은 공장에서 직원들이 과자를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가 이러한 경영전략을 도입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고객들이 재료의 품질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직원)의 행복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시대가 올 것입니다. 만드는 사람의 심리적 파동이 그가 만드는 제품으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의 행복한 마음과 정성을 제품 속에 불어넣는 것이다. “하루에 3000번씩 ‘감사합니다’라고 말해보세요. 분명 당신의 인생이 바뀔 겁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감사합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을 하게 되고, 덩달아 운도 좋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를 3000번 말하는 데는 대략 4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더욱 흥미로운 그의 직원에 대한 보상관리방식은 한 시간 동안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직원들에게는 급여와는 별도로 한 시간에 8000원의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다케다 회장은 가장 맛있는 최고 품질의 ‘다마고 보로’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로 투자할 필요와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다케다 회장의 예상은 적중해서 이러한 경영관리방식을 도입한 후부터 판매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케다 회장은 요즘에는 공장에서 아예 “ありがとう(감사합니다)”를 귀여운 아이들 목소리로 녹음한 테이프를 24시간 내내 틀어놓는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다마고 보로 제품이 출하될 때까지 “감사합니다”란 말이 자그마치 100만 번이나 과자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다케다 회장은 성공의 비결은 바로 “감사하는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는 “인간이 범하는 가장 큰 죄는 감사할 줄 모르는 것이다. 지옥에는 감사할 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모든 일에서 감사의 조건을 발견해내고 또 행복해지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행복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다케다1
다케다
다케다3
계란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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