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를 알면 세상이 보여요"
"통계를 알면 세상이 보여요"
  • 임명진
  • 승인 2014.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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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 박선희 팀장
“허탕 치는 경우도 많고, 잡상인 취급 받아서 아예 문도 열어주지 않는 경험도 부지기수에요”

“힘들지 않냐구요?”

“때론 반신반의 하고 갔는데 인터뷰에 성공하면 그게 엄청 기분이 좋답니다.(웃음)”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통계의 중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인구,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 출산율, 고용동향 등 통계를 보면 우리 사회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동남지방통계청 진주사무소에 근무하는 박선희(43)팀장은 “발로 뛰며 만든 통계가 올바른 국가정책을 결정할 때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경력 20년 차의 박 팀장은 진주를 비롯해 사천, 남해, 하동까지 4개 시·군을 관할하는 농어촌통계팀장을 맡고 있다.

통상적으로 주기마다 실시하는 물가나 고용 동향 조사 외에 다양한 영역에 있어 통계수치를 낸다.

지난달까지는 농림어업조사를 위해 사천, 하동 등지를 매주 돌며 발품을 팔았다.

그런 통계를 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통계조사의 기본은 응답자와 대면인터뷰. 사람과 맞닥뜨리는 일이다 보니 힘든 일도 적잖이 겪게 된다.

응답대상자를 만나러 먼 길을 나섰지만 허탕 치는 경우도 많고, 응답에 불응하는 대상자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

어떨 땐, 보이스피싱이나 금융 사기범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어 맥 빠지게 한다.

“현장에 조사하러 나가면 응답하시는 분들도 그때그때 기분이 항상 좋아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나쁠 때 방문하면 저희들한테 화풀이 하곤 해요. 그럴 땐 참 애로가 많죠(웃음)”

이래저래 쉽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통계수집 조사를 그만 둘 수 없는 일. 통계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럴 때 노하우가 필요하다. 박 팀장은 “통계법에 따르면 국민은 통계조사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불응 시에는 행정절차가 주어지게 되는데 그런 상황을 대부분 잘 모르시죠. 그래서 나름 노하우로 슬기롭게 대처한다”고 했다.

그런데 세상사는 일이 다 그런가 보다.

집집마다 방문하다 보니,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거나, 딱한 사정에 놓인 대상자의 집에 봉사활동을 하거나 몰래 도와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론 딸 노릇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조사업무의 경우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게 되는데,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오냐고 먼저 연락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멀리 있는 아들, 딸보다 낫다고 좋아해 주실 때 보람도 느낀답니다”

박 팀장은 지난해 1급 사회분석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국에서 불과 수십여 명만 합격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었지만 거뜬히 합격했다.


글=임명진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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