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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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는 양기를 왕성하게 하는 으뜸 식품
어릴 때 벽에 걸린 수묵화의 새우를 보고 ‘그 많고 많은 물고기 중에 왜 새우를 그렸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등이 굽은 새우를 사람에 비유하여 바다의 늙은이라는 의미로 ‘해로(海老)’라고 하며, 부부가 평생을 함께 살면서 같이 늙어간다는 의미의 ‘해로(偕老)’와 글자가 같아 묵화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이라 한다.

새우류는 해수뿐만 아니라 담수에도 분포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2500여 종에 달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약 8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 종류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몸집의 크기에 따라 대하(25~30cm), 중하(12~15cm), 소하(6cm 전후)로 구분하며, 대하는 다른 말로 왕새우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외형이나 색깔에 따라 새우껍데기에 검은색 줄무늬가 마치 차바퀴처럼 생겼다 하여 차새우(보리새우), 몸 색깔이 붉은 빛을 띤다 하여 분홍새우(감새우), 반점이 많다 하여 점새우라고 하며, 젓갈 담금용으로 좋은 새우는 젓새우, 외관과 맛이 새우와 같으나 아가미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크릴(krill), 활력이 넘치는 새우 모습을 보고 붙여진 오도리(춤을 춘다는 뜻의 일본말) 등이 있다.

새우는 남성의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출장가는 ‘남편에게는 새우 요리를 주지 말라’. ‘총각은 새우를 삼가는 것이 좋다’라는 재미있는 말도 있는데, 새우가 정말 그러한 효능이 있을까? ‘본초강목’에서는 ‘새우가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해 혈액 순환을 도와 기력을 충실하게 함으로써 양기를 왕성하게 하는 으뜸 식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새우가 강정효과를 나타내는 근원은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과 비타민 B 복합체, 기능성 물질인 베타인(betaine)과 타우린(taurine) 등이 풍부하고 특히 양질의 단백질(약 20%)이 많아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신장을 강하게 한 결과이다. 그리고 새우는 한번에 10만개 이상의 알을 낳는 엄청난 번식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새우의 활동력 등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새우는 생으로 먹거나 소금구이, 혹은 삶아서 먹으면 부드러우면서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기가 막힐 정도다. 또 살을 맛있게 먹고 남은 머리나 껍데기, 꼬리는 말린 후 국물 맛을 내는 데 쓰면 더 없이 좋아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된장국을 끓일 때 새우 몇 마리만 넣으면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왜 그럴까? 새우는 맛의 주체가 되는 엑스분의 함량이 10~12%로 수산 어패류 중 가장 많은 그룹에 속한다. 특히 맛 성분인 글리신, 알라닌, 프롤린, 아르기닌 등과 같은 유리아미노산이 시원한 단맛을 내는 TMAO(trimethylamine oxide)와 감미성인 베타인 등과 함께 어우러져 새우 특유의 맛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새우의 콜레스테롤을 염려해 섭취를 꺼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사실 새우 500~600g을 먹어야 겨우 달걀 1개에 해당되는 콜레스테롤을 섭취하게 된다. 그리고 새우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대부분이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적다.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면 대체로 몸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만 생각하게 되는데, 물론 이것을 많이 섭취할 경우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의 생활습관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은 체내에 축적된 나쁜 콜레스테롤을 떼내어서 간으로 옮긴 후 담즙산과 담즙산염으로 변화시켜 고기류의 소화 흡수 등에 관여하고, 곧장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때문에 새우를 먹지 않는 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꼴이다.

요즈음 건강식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질문이 많이 쏟아지는데, 키틴·키토산이 무엇이며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 라는 질문도 이 중 하나이다. 키틴·키토산을 간단히 말하면 탄수화물의 일종이며, 새우나 게 껍질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의 껍질을 그냥 먹게 되면 우리 몸에서 이용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새우나 게 껍질에 여러 가지 공정을 거쳐서 단백질, 지질 및 무기질을 제거하여 탄수화물만을 추출하여 만든다. 그러니까 키틴·키토산은 탄소, 수소, 산소 및 질소라는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원소들이 수천 내지 수만 개씩 일정한 규칙에 의해 서로 결합되어 있다. 이들의 기능성은 생활습관병의 예방, 독성 물질 배설작용, 대장균, 식중독균 및 충치 원인균(Streptococcus mutans)의 생육 억제 및 항암효과 등 매우 다양하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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