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아버지
사랑! 아버지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 강사, 시인)
추운 겨울의 논산 훈련소. 입소하는 아들을 보기 위해 가족들이 더 많이 도열해 있다. 식이 끝날 무렵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음악대의 뒤를 따라 이 땅의 아들들은 갑자기 어느 곳으로 물이 빠지듯이 사라진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보다가 팔짝팔짝 뛰면서 시야에서 사라진 광경에 통곡한다. 그런 모습을 모두가 쳐다보다 숨겨 둔 눈물을 혼자 닦아내고 있다. 훈련소 다녀 온 어느 분의 체험담이다. 늘 끼고 살던 자식을 훈련소로 보낸 부모의 심정이야 다 마찬가지겠지만 이 때 아버지들은 화장실 가서 운다고 하지 않던가.

아버지! 다시 한 번 불러본다. 구정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또 다시 연로한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내리사랑이라고는 하지만 효도하는 마음만큼 실천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아버지는 엄해야 된다는 분들은 알고 보면 자식 사랑이 더 강하신 분들이다. 사랑이 넘치면 오히려 버릇이 나빠질까봐 호되게 사랑을 감추고 꾸중하시지만 이것은 유아기나 아동기에 심리학적으로 보면 자존감이 낮아져서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고 도전의식이나 용기도 떨어진다고 한다.

어머니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에 자녀는 더욱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부드럽고 인자한 방식으로 바꾸어야할 분들도 많으리라.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고 물이 바위를 뚫고 나오듯이 한없이 부드럽고 풍부한 대화를 하는 아버지의 멋진 모습이 더 필요한 시대이다.

한밤 중 고열로 아파할 때 아버지는 나를 업고 병원으로 뛰었고 시간만 나면 우리를 업어주셨다. 셋째 딸 뒤로 장남이 태어나서 엄마 사랑을 못 받을까봐 유독 나를 더 챙기고 귀여워해주고 칭찬도 많이 하신 아버지!

아버지와 더 많이 대화하고 올바른 삶의 자세를 일러주시고 함께 여행도 하면서 격려 받고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신 적이 없으셨다. 반성할 일이 있으면 합리적으로 설명 해주셨고 무릎 꿇고 앉아 있으면서 반성할 시간을 주셨다. 갑자기 화를 내거나 노여워하지 않으셨다. 그 무한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한 평생을 행복의 길로 갈 수 있는 끝없는 에너지의 초강력 모터를 달아 주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열 달 동안 나와 한 몸으로 배 아파 하면서 나를 낳으셨고 아버지는 평생 자식 잘되기를 마음속으로 큰 산 만들어 주시니.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 있는 이즈음 나직이 불러 보는 그 이름. 아버지! 언제 어디서나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 강사,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