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해 화두 남북통일
청마의 해 화두 남북통일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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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우리는 예측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국민이 정부를 선택하고 시장경제에서 살길을 찾는 사회가 예측 가능한 사회다. 지구상에 그렇지 못한 환경에서 시름에 젖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세대다. 이 행복을 우리는 다음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한반도 분단 66년의 세월이 흘렸다. 그동안 남한에는 대통령만 10명이 바뀌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우리는 숱한 통일방안을 경험하였다. 지난 시기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모두 통일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견을 내놓았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이 땅에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고 국토를 통일할 수 있는 길은 단 한 가지, 즉 국력을 기르는 일이다. 혼란 없는 안정 속에 자립경제와 자주국방 건설을 중단 없이 추진함으로써 부국강병을 이룩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고, 발전할 수 있는 길’(1971. 4.13.)이라고 하였다. 이를 종합한 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상호 문호개방과 신뢰회복→남북한 자유총선거라는 ‘평화통일 3단계 기본원칙’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안했다. 자주·평화·민주의 3대 원칙 아래 ‘공존공영→남북연합→단일민족국가’라는 3단계를 거쳐 통일을 실현하자는 것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민족 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을 내놓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연합→연방제→완전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주장하면서 이른바 햇볕정책에 몰두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통일은 천천히 준비해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그 토대 위에 교류협력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한도 통일을 감당할 만한 역량이 성숙되면 국가연합 단계를 거쳐 통일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평화공동체·경제공동체·민족공동체 단계를 상정한 3단계 남북 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어떤 방안도 모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금년 초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66년 동안 고립된 섬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바다와 하늘을 이용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먹고살기조차 어려운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세계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산업 덕분이다. 산업을 일으켜 바다로 진출했고 무역에서 남은 돈으로 하늘 길을 뚫었다. 이제 육지 길을 뚫을 차례다. 우리의 역량은 육지 길을 뚫고도 남을 만하다. 그것이 바로 남북통일이다.

남북통일은 한국인의 무한 가능성을 곧바로 대륙으로 벋어가게 하는 첩경이다. 철도는 중국에서 곧바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고 경부고속도로는 북경으로, 서남아시아로, 모스크바까지 가로놓이게 된다.

지금은 WTO(세계무역기구)시대다. 기술과 노동력의 융합시대다. 남한의 IT·정보기술·첨단융합 산업과 북한의 값싼 노동력이 접합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으로 솟아날 것이다. 우리는 개성공단에서 이것을 입증했다. 폐쇄 위기를 겪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개성공단의 생산액은 지난 10여 년 동안 연 1500만 달러에서 4억7000만 달러로 30배 이상 성장했다. 북한에는 양질의 값싼 노동력이 우리의 기술력을 기다리고 있다. 더러는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통일비용은 일정 기간 부담하면 끝나지만 통일에서 얻어지는 이익은 영원히 지속된다.

북한의 김정은은 권력 승계 후 국제무대에서 아직 생소한 인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지난 2년간 다른 나라 정상을 만난 적이 없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우호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아직 ‘세습’을 인정받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장성택을 숙청함으로써 중국에 믿을 수 없는 인물로 각인됐다. 통일논의는 미 국무장관 켈리가 이미 시동을 걸었다. 한반도 통일을 중국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독일이 그랬듯이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칠지 모른다.

문제는 남한 내부의 정신적 통일이 먼저다. 남한의 내분이 북한에 엉뚱한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 통일과 관련해서는 여와 야가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머리를 맞대 숙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남북통일이 미·중 양국에 득이 된다는 점을 당사국에 이해시켜야 한다.
박동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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