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갑오(甲午)년 세운(歲運)
<이준의 역학이야기> 갑오(甲午)년 세운(歲運)
  • 경남일보
  • 승인 201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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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이 시작되었다. 이때쯤 되면 꼭 묻는 말이 있다. 새해가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되느냐 하는 것이 그것이다. 양력을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양력 1월 1일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고, 음력을 사용하는 문화 풍토에서는 음력 1월 1일을 새해로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공식행사에서는 양력을 새해로 쓰고, 음력 1월 1일은 설날이라 하여 민속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 ‘설’이라는 말은 나이를 헤아리는 말이라고도 하며, 설을 쇨 때마다 한 살씩 더 늘어나기 때문에 ‘살’로 변했다는 말도 있다. 또 새해 첫 달의 첫날, 그래서 아직 낯설기 때문에 ‘설다’, ‘낯설다’ 등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설 명절은 설날 하룻만이 아니라 보름까지를 본다.

설에서 다음 설 앞날까지를 일년이라 한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공전주기이다. 일 년을 계산하는 방식들도 다양한데 대략 365.2596일 정도 걸린다 한다. 이것 때문에 4년에 1번씩 윤달을 두게 된다.

1년의 시작을 어디에 두느냐는 역사 문화에 따라 다양하다. 대개 춘분, 하지, 추분, 동지를 기점으로 삼는다. 하은주(夏殷周)의 경우도 새해의 첫 달을 잡는 기준이 달랐다. 해가 진 뒤 40분 정도 지난 혼각시(昏刻時)에 북두칠성 자루의 끝 별(招搖星)이 가리키는 방향을 기준으로 새해의 첫 달을 삼는데, 하나라의 경우 인(寅;북동, 2시 방향)의 방향을, 은나라는 축(丑;북북동, 1시 방향)의 방향을, 주나라는 자(子;정북, 12시 방향)의 방향을 가리킬 때(즉 동짓날)를 정월(1월)로 삼았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음력 정월은 인월을 정월로 정한 하나라의 역법(曆法)이다.

필자는 동지 다음 날을 1년의 시작으로 잡고, 그 해 기운의 시작은 동지로부터 45일이 지난 입춘시간부터 잡는다. 따라서 2014년 갑오년의 기운은 2월 4일 오전 7시 2분부터 시작되기에 이때부터 갑오년의 세운(歲運)으로 계산한다.

세운을 보는 방법들은 아주 다양하지만 주로 다음 4가지 관점으로 세운을 미루어 짐작한다.

첫째, 그 해의 간지이다. 올해는 갑오년이다. 3갑목은 동쪽의 초록색이고, 7오화는 남쪽의 붉은색이다. 3+7=10이니 10기토(서민, 하찮게 보이는 사람, 별 볼일 없는 세력, 포용과 통합)가 중시되는 세운이다. 그리고 오(午)는 말이다. 그래서 올해를 청말 띠라고 한다. 목생화하니 하늘의 기운을 받아 땅이 뜨겁다. 갑은 양간(陽干)이고 오는 음지(陰支)이니 거스리는 기운은 없다. 말띠로 말이 뛴다는 역동성을 말하나 사실 오화는 정방에 앉아 기개만 왕성할 뿐 화기가 추슬러지는 시운이다. 그래도 괜스레 날 뛰고 싶은 욕심도 든다. 나도 도지사에 나가 볼까, 시장·군수에, 교육감에, 도의원, 시의원, 군의원에 나서 볼까 하는 마음이 충동적으로 들기도 한다. 제발 제발 자중 또 자중해야 할 기운들이다. 자기 팔자가 아니면 그림의 떡이다.

둘째, 오운 육기로 보는 방법이다. 금년에는 대한부터 대서까지(司天) 소음(少陰) 군화(君火)의이음(二陰) 기운이, 대서부터 대한까지(在泉) 양명(陽明) 조금(燥金)의 이양(二陽) 기운이 작용한다. 주된 기운은 군화기운이다. 따라서 금년엔 더운 날들이 많이 있을 것이므로 빙과류, 더위에 견디는 음식, 기타 더위에 관련된 사업이 잘 될 것이다. 또한 개충(껍질이 있는 곤충)이 잘 자라므로 각종 벌레들에 의한 질병들이 창궐할 것으로 보여 진다.

셋째, 합으로 보는 방법이다. 갑기합화무토, 오미합병화로 화생토의 기운이 강하다. 토기운은 텅 빈 기운이면서 중용이라는 미명하에 중심이 되고자 하니 세력의 균형에서 어긋날 때 창피를 당할 가능성도 높다. 즉 금년에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눈치 있게 처신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넷째, 극으로 보는 방법이다. 갑경충이고, 자오충이니, 경자(庚子)의 관성이 다른 어떤 해의 극충보다 강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금년 한 해는 공직사회 및 공공의 일들에 관련된 사람들의 언행과 처신이 극히 조심스러워야 하는 기운이다.

이런 금년의 세운에 맞추어 자기의 팔자를 빗대어보면 금년 자기 인생의 향로(向路)를 가늠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금년에는 우연의 일치로 6·4 지방선거,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소치올림픽, 브라질 월드컵, 인천아시안 게임 등 푸른 말들로 상징되는 젊은 기운이 작동치는 이벤트들도 즐비하다. 재미있는 한 해일 것으로 보인다.

입춘대길(立春大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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