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우정
  • 경남일보
  • 승인 2014.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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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살다보면 환경이나 경제적 조건 등이 좋아서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고, 사회의 성공자가 됐을 경우에는 나를 내세워 남한테 자랑까지 하면서 많은 친구들이 내 곁에 모여든다. 그러나 내가 만약 순조롭지 않은 불행한 환경에 처하고 어려운 경우를 당할 때는 많은 친구들이 나의 곁을 떠나 버린다. 어디서 만나든 별로 반가워하지 않은 채 혹시 저 친구가 돈이라도 빌려 달라 하지는 않을까 하면서 피할 준비부터 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세상인심일 수 있다. 모름지기 진정한 우정이라면 아무리 어려움에 처했을지라도 변하지 않고, 찾아오는 친구가 정말 친구요. 믿을 수 있는 벗이다.

우정은 인간의 정이기 때문에 다루기 힘들 수 있지만, 우정이라는 이름에 도달하려면 많을 것을 이겨내야만 한다. 깨어지기 쉽고 오해하기 쉬운 것이 우정이다. 사소한 일로 오해도 생기는 것이며, 경쟁의식이 작용하기도 하고 모가 진 반발심이 생기기도 한다. 기대했던 일이 이뤄지지 않을 때에는 섭섭한 생각이 들고 배신당한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또한 우정은 파탄과 결렬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위기를 관용과 아량과 용기와 인내로써 이겨내야만 우정의 성이 무너지지 않는다.

우정에는 인생의 아름다운 덕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인생에 귀중한 가치라고 말할 수 있다. 친구와 포도주는 오랠수록 좋다고 했다. 분명히 그렇다. 포도주는 오래된 것일수록 향기롭고 맛좋은 술이 될 것이며, 친구 또한 오랜 시련을 이겨낸 우정은 죽마고우(竹馬故友)로서 견고하고 믿을 수가 있다는 뜻이다. 진정한 우정이란 친구를 아낄 줄 알아야 하고, 고독할 때 위로할 줄 알아야 하고, 어려울 때 도울 줄 알아야 한다. 친구의 허물을 용서해 주는 아량과 관용도 필요하다. 우정에는 인생의 뛰어난 덕과 속성이 내포되어 있어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고 회생할 줄 알아야 한다.

우정은 성장의 속도가 느린 나무와 같기 때문에 우리는 지혜와 용기와 인내와 아량이라는 비료를 가지고 우정의 나무를 키워 나가야 한다. 우정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인생에 소중한 것이며, 차원이 높은 보배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진실하고 다정한 친구가 많을수록 좋다. 우리에게는 공명공감(共鳴共感)해 주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친구가 그것을 축하해 주면 자신의 기쁨은 훨씬 더해만 간다. 인생의 슬픔을 당했을 때에도 위로해 주는 벗이 있으면 슬픔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쁠 때 기쁨을 같이 나누고 슬플 때 슬픔을 같이 나누는 친구가 없다는 것처럼 인생에서 불행한 일은 없다.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같이 즐기고, 같이 슬퍼할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은가. 우정이 생애의 최후의 날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일생 동안 변하지 않는 우정을 누린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정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세상에는 끝까지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있는 법, 우리는 그러한 친구를 만나고 또한 그러한 친구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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