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이처럼 폭력이나 섹스 같은 유해요소를 부정하는 것처럼 명분만을 내세우고 실속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폭력이나 섹스를 익히거나 긍정토록 하는 범죄교실 노릇을 하는 드라마 구성을 사회심리학에서는 ‘폭력교실 드라마’라고 한다. 이와 관련된 각종 보고서에 의하면 폭력 교실형 드라마는 남녀노소, 지적 수준, 생활정도에 상관없이 엉뚱한 측면으로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여성이나 청소년들의 성격을 거칠어지게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5공화국 때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 외적으로 돌리기 위해 착안한 ‘3S정책’이란 것이 있었다. 독일의 나치정권이 시행한 것을 모방한 것이라고 하는데, 즉 스포츠의 국제화, 스크린의 개방화, 섹스 관련산업의 활성화란 미명하에 조급히 각종 규제를 풀거나 개방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 불감증이 만연되고 유해환경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80년대 후반부터 범죄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사회가 불안해지자 급기야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지경에 이르고 근래에는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 모두가 폭력교실형 드라마의 소산물이라고 한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이란 이야기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집을 세 번이나 옮겼다는 뜻으로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주위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가르침이다.
또 우리 속담에 ‘삼밭에 쑥대’란 말도 있다. ‘삼밭에서 자라는 쑥은 그냥 두어도 삼대처럼 곧아진다’는 뜻으로 좋은 환경에 놓이면 심성이 곧지 않은 쑥도 심성 곧은 삼대처럼 된다는 당연 법칙으로 하찮은 식물도 이러한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리.
초·중·고의 졸업시즌을 맞아 우리 아들딸들이 밝고 맑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삼밭 같은 환경을 만드는데 모두가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유해환경을 조성하는 사람들의 자숙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부모들이 맹모삼천할 처지도 아니잖은가.
박명서 (진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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