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 일군 고추밭 엎는 농민들
땀 흘려 일군 고추밭 엎는 농민들
  • 정희성
  • 승인 2014.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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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고추 매매가 작년 절반 수준…전국 90% 생산 도내 직격탄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대책이 없다. 땀 흘려 키운 고추를 모두 뽑아버리는 농가도 있다.”

시설고추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의 깊은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본보 2월 13일 4면 보도) 심지어는 “농사를 지을수록 더 손해”라며 고추밭을 엎고 있는 농민들도 한두 명씩 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수입 확대, 과잉생산, 생산비를 고려하지 않는 정부의 물가관리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량고추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청량고추 도내 생산물량은 지난해(1~5월)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진주지역 물량도 경남지역 물량의 35%인 1만 500t에 육박하고 있다. 덕분에 청량고추는 진주 금산·문산 시설고추 농가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소득원이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청량고추 10kg의 매매가격이 3만 4000원 안팎에 머물렀으며 19일 현재 다행히 가격이 조금 올라 5만원 수준에 육박했지만 아직 작년 이맘때 가격(10kg에 10만원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격폭락에 금산·문산 풋고추 작목반들은 지난 12일과 13일 중부농협에서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풋고추생산자협의회(회장 금산면 박경목 작목반장)’를 결성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고추재배 농민 A씨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며 난리를 치면서 수입에 열을 올리는 정부가 가격이 내리면 대책도 없고 찍 소리도 안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B씨(금산면)는 “가격은 폭락한 반면 난방 유류비, 농약 등 각종 영농비는 계속 치솟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일부 농민들은 밭을 갈아엎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폐기비용이라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가격 폭락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는 농민들과 지자체·정부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농민은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생산량의 1/10 정도) 작물은 출하를 하지 말고 또 각 지자체는 농가경제의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 설치와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특정 작물이 과잉생산되지 않도록 조사를 통해 농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긴급 경영자금 지급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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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고추 가격 폭락으로 진주를 비롯한 도내 시설재배 고추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진주시 집현면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이 하우스에 심어진 고추를 모두 뽑아버렸다. /사진제공=김미영 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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