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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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린이란 무엇이며 어떤 식품에 많은가?
요즈음 ‘퇴행성 질환’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질환이며 왜 생기는 것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요 사망원인 중의 하나가 만성 퇴행성 질환인데, 그것은 암, 뇌졸중,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신장병 등을 말하며,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계속 증가되고 있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만성 퇴행성 질환이 급격하게 증가되고 있는 원인은 생활환경의 변화, 특히 육식 위주의 서구식 식사 패턴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래서 현대 의학은 만성퇴행성 질환을 식원병(食原炳)이라 하며, 이는 매일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론적으로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는 필수아미노산 8종 외에 16종의 비타민과 17종의 무기질 등 40여종 이상의 영양소가 필요하다. 이들 영양소의 체내 역할은 다양하며 상호간에 유기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한 가지 영양소라도 부족하면 영양상 균형이 깨어져 건강에 해를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식품과 영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식생활에 잘 반영된다면 ‘식원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만성퇴행성 질환은 타우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우린(taurine)이란 유황 성분이 함유된 비단백성(非蛋白性)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1827년 티드만(Tiedman)과 그멜린(Gmelin)에 의해 담즙으로부터 최초로 분리된 물질이다. 이 물질이 생체 내 중요한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겨우 해산동물에 있어서 삼투압조절물질, 고등동물에서는 담즙산 생성에 관여한다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진 정보가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생활습관병에 유효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초유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타우린은 체액보다는 조직과 세포내에 농축되어 있는데, 특히 수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장기인 심장, 뇌, 골격근, 생식기에 고농도로 존재한다.

고양이가 쥐와 생선을 좋아하는 것이 타우린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쥐를 잡을 때 고양이를 이용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그래서 ‘쥐 잡는 고양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포유동물은 자기 몸에 필요한 타우린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외부로부터 타우린을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고양이라는 놈은 타우린의 생합성 능력이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먹거리로부터 타우린을 섭취해야 한다. 실제로 고양이에게 타우린이 없는 사료로 사육하면 곧장 시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망막(網膜)에 변성이 오고 몇 주 후에는 완전히 실명하게 된다. 그러므로 타우린을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고양이는 쥐를 잡아먹음으로써 부족한 타우린도 보충하고 사람들로부터 칭찬도 듣는다. 그러나 요즈음 고양이는 상황이 바뀌어졌다. 왜냐하면 여기저기 음식 쓰레기가 많아 고양이가 힘들게 쥐를 잡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아파트처럼 밀집된 주거 공간에는 밤이 되면 고양이 천국이 된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먹이 사슬에 구멍이 뚫려 가을이 되면 들쥐들이 기성을 부리면서 출혈성 전염병 등을 전파시키게 되는 것이다. 또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는 이유도 알고 보면 생선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타우린 때문이다. 고양이가 얼마나 생선을 좋아했으면, 신용이 떨어진 사람에게 어떤 일을 시켜 잘못 되었을 때, 이를 빗대어 ‘차라리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라는 말이 나왔을까.

그러면 사람은 타우린을 합성할 수 있는데 왜 더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어떤 식품에 많은지도 궁금해진다. 타우린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우리 몸에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어떤 자극이나 장애를 받으면 체내 동태(動態)에 변화가 생겨 뇨의 배설량이 평상시의 2~4배로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체내 생리적 밸런스가 깨져서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환경에 취약한 어린이와 고령자에게는 준(準) 필수아미노산이라 하며 외부로부터 타우린을 보충해야 한다. 그리고 수술이나 외상, 질병상태 또는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과도한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 역시 타우린을 보충해야 한다.

타우린은 수산물 중 어패류에 많아 가식부 100g에 대한 함량을 보면 바다참게(2449mg), 문어(1670mg), 새조개(1660mg), 소라(1536mg), 굴과 대합(1080mg), 가막조개(630mg), 해삼(400mg), 오징어(341mg), 대하(199mg)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평소 바다에서 잡은 어패류, 특히 조개류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타우린에 대해서는 별로 염려할 필요가 없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문어
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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