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 올림픽
소치 동계 올림픽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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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지난 6일 개막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폐막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한 우리는 성적이 당초 목표에 이르지 못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 트랙의 안현수 선수와 자신의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도 금메달을 획득치 못한 김연아 선수로 인해 분위기가 다소 흔들렸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우리 젊은 선수들의 선전이 마음 든든하다.

그동안 우리는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1986년 아시안게임을 필두로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등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몇 안되는 나라가 되었고 그로 인해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엘리트 스포츠에서 대중 스포츠로 넓어졌지만 올림픽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몇 가지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하계 올림픽이나 동계 올림픽에서 획일적인 순위 매김이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다. 지난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의 경우 240개국의 선수들이 27개 종목, 302개 세부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었고 금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98개국 선수들이 15개 종목, 98개 세부종목에서 기량을 겨뤘다. 이들 종목 가운데는 지역 예선을 거쳐 정식 개막일 이전부터 경기를 벌여 최종 결승전과 순위 결정전을 거쳐 메달의 색깔을 가르는 구기 단체 경기도 있고 체조나 다이빙처럼 순식간에 선수들 기량을 평가하여 순위를 매기는 경기도 있다. 어느 종목인들 최소 4년을 준비한 각고의 경연일진대 이처럼 다양하고 그 목적과 방법이 다른 종목들에 대해서 어찌 금, 은, 동 메달의 숫자로 국가의 순위를 정할 수 있으며 정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다는 말일까? 물론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성적을 거두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치하하기 위한 근거라면 그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금, 은, 동의 개수로 줄 세우는 순위 다툼은 그만둬야 할 것 같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문제는 안현수 선수의 러시아 귀화 문제다. 개막전부터 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안 선수는 3관왕에 동메달까지 전 종목에서 메달을 땄고 급기야는 그의 귀화문제가 더욱 쟁점화되어 대통령과 주무 장관의 의견 피력과 올림픽 이후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까지 이야기가 되고 있다. 물론 그의 귀화과정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정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창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일들이 쟁점화 된다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걸맞지 않는 행태로 보여진다. 안현수 이전에 다른 나라로 귀화했던 같은 종목의 우리나라 선수도 있고, 반대로 우리나라로 귀화하여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여 금메달을 획득한 대만 출신의 우리 선수도 있다.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우리나라로 귀화한 국가대표 선수가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다문화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형편이고 보면 역지사지로 그들의 입장을 살피고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의 문제를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것은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이다. 누구나가 금메달을 기대했던 김연아 선수가 그녀의 마지막 경기를 은메달로 마감했다. 밤새 경기를 지켜본 모든 국민들은 러시아의 텃세(?)에 분노하면서 전 언론이 심판의 판정의 편파성을 한껏 성토하고 있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우리 언론들은 외국 언론 조차 김연아가 억울한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고 인용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어느 유력 신문은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가 시도하지 않은 높은 난도의 기술을 시도하여 성공했음을 지적했는데 우리 언론은 어느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어느 종목의 스포츠를 막론하고 주최국의 텃세는 있기 마련이다. ‘더 간절한 사람이 금메달을 가져갔다’라고 말한 김연아 선수와 쇼트 프로그램에서 넘어져 기대 이하의 점수를 받은 아사다 마오 선수의 코치의 ‘이것이 올림픽’이란 말의 의미를 새겨본다.

이젠 평창이다. 우리의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펼쳐지는 세계인의 잔치에서는 진정한 올림픽 정신이 구현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상훈 (영산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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