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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을 새 집처럼' 리모델링의 명수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생명신비여행 <26>건축의 대가 동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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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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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를 찾아다니는 동고비
둥지를 찾아다니는 동고비
우리나라에는 텃새들과 여름철새들이 다양한 형태의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한다. 이중에 남의 둥지를 리모델링하여 사용하는 특이한 녀석이 있다. 참새 정도의 덩치에 작고 앙증맞은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운 동고비는 숲속을 종행무진 누비며 딱따구리 둥지를 찾아 다닌다.

오늘 생명신비여행의 주인공은 둥지 리모델링의 대가 동고비다. 동고비는 몸길이 14cm정도로 매우 작고, 몸의 윗면은 잿빛이 도는 청색이며 아랫면은 흰색이다. 겨드랑이와 아래꽁지덮깃에는 밤색 얼룩이 있으며 부리에서 목 뒤쪽으로 검은색 눈선이 지난다. 녀석은 낙엽 활엽수림에서 서식하며 혼자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며, 번식 후에는 다른 종과 함께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새들은 다양한 형태의 둥지를 건축한다. 딱따구리는 강한 부리로 나무를 쪼아 구멍을 아래 쪽을 파 내려가 나무속에 공간을 만드는 형태의 둥지를 건축한다. 이런 형태의 딱따구리 둥지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아 가장 안전한 둥지 중 하나다. 좁은 입구는 원천적으로 천적의 방어가 용의하며, 비바람과 추위에도 새끼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최고의 둥지인 딱따구리 둥지는 동고비에게는 최고의 명당 둥지다. 특히 번식기가 되면 동고비간에 본적적인 딱따구리 둥지 쟁탈전이 벌어진다. 덩치도 작도 전투력도 떨어지는 동고비는 자신의 부족한 능력을 부지런함으로 극복한다. 일반적으로 텃새들의 번식이 3월이 초순부터 시작하지만 녀석은 12월부터 둥지를 찾아 나선다. 산사 주변 참나무 숲을 이곳저곳 날아다니며 발품을 팔면 좋은 둥지를 구할 수 있다.



명당 동고비 둥지
동고비 둥지
주변을 경계하는 동고비
주변을 경계하는 동고비


어렵게 둥지를 마련하면 우선 둥지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모두 내다 버린다. 둥지 청소가 끝나면 리모델링 작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진흙을 나르기 시작한다. 진흙의 크기는 콩알보다 조금 크다. 이 크기로 만들어 하루에 평균 80번 정도 공수한다. 이렇게 녀석이 둥지 입구를 진흙으로 매우는 것은 전 주인인 큰오색딱다구리 전용 출입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 보다 조금이라도 큰놈들이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원천봉쇄 하는 것이다.

출입구를 좁히는 작업이 끝나며 나무조각을 물어 나른다. 전 주인인 딱따구리 둥지가 깊어 나무조각으로 바닥에 깔아 깊이를 조절한다. 둥지의 바닥 높이가 적당하게 만들어지면 나무껍질로 알자리를 만든다. 리모델링이 끝날 즈음 둥지 출입구도 완전히 좁힌다. 너무 좁아서 자신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좁게 한다. 그렇게 한 후 자신의 몸을 비벼서 조금씩 넓혀 리모델링 둥지를 완성한다.

리모델링 기간은 약 3주정도 걸리며 진흙이 마르는 일주일의 양생을 거치면 번식 준비는 끝난다. 둥지가 완성되면 동고비 부부는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 포란을 한다. 새끼가 부화하면 어미는 부지런히 먹이를 물고와 새끼에게 먹인다. 어린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기까지는 약 50일 정도 걸린다.

둥지 리모델링 작업은 오로지 암컷의 몫이다. 수컷은 암컷의 안전을 책임지며 리모델링 작업이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경계를 선다. 암컷이 둥지를 완성 할 즈음 뾰족했던 부리는 닳아 뭉뚝해진다. 동고비가 완성한 둥지는 절묘하다. 영지버섯이 둥지 입구를 우산처럼 떠받치고 있다. 명당 중 명당이다.

봄은 아직 멀었지만 동고비 부부는 지금도 둥지 리모델링 작업에 분주하다. 작은 덩치로 진흙을 물고 나르는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딱따구리 둥지의 큰 구멍을 메우느라 암컷의 부리가 남아나질 않는다. 성실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작은 가능성에도 도전하는 도전정신이 지금까지 동고비가 생존할 수 있게 한 것은 아닐까?

/경남도청 공보관실

나무껍질에 매달려 있는 동고비
나무껍질에 매달려 있는 동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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