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2세대 암호시대의 유명한 첩보원
207. 2세대 암호시대의 유명한 첩보원
  • 경남일보
  • 승인 2014.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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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지난 회에서 말한 암호의 역사를 한 번 더 살펴보면 보통 세 시기로 나눈다. 고대부터 19세기 말까지를 1세대 암호, 20세기 전반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를 2세대 암호, 세계대전이 끝난 뒤부터 현대까지를 3세대 암호로 나눈다.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문장을 평문, 알아보기 어렵게 변형시킨 문장을 암호문이라고 한다. 평문을 암호문으로 변형하는 과정을 암호화, 반대로 암호문을 평문으로 바꾸는 과정을 복호화라고 한다.

2세대 암호시대에 유명한 첩보원 중 20세기 초 훗날 보이스카우트 운동을 창시한 바덴 파월은 실성한 나비 채집광처럼 가장하고 도보로 발칸반도를 돌아다녔다. 그는 요새의 모양을 스케치하여 그 개략도를 복잡한 나비의 날개 그림 속에 숨기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다나카 기이치 대위는 모스크바 주재 일본 육군 무관실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러시아어를 배우고 자칭 러시아 정교회 신자가 된 후 두 달 동안에 걸쳐 한가롭게 일본으로 귀국하는 동안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의 동만주 철도를 정찰할 수 있었다. 일본 정부는 그가 가져온 정보를 참고하여 1905년 러시아-일본 전쟁을 계획하였다.

고급 첩보활동은 정선된 전문가에게 맡겨졌다. 바쿠에서 태어나 베를린에서 성장한 조르게는 역사상 가장 유능한 소련 첩자로 손꼽히게 되었다. 독일에서 소년기를 보낸 조르게는 나치당에 침투하여 ‘프랑크프루터 자이퉁’지의 열렬한 친히틀러 특파원으로 위장하여 일본에 파견되었다. 그는 파견원 신분으로 도쿄에서 독일과 일본의 고위급 관리에게 접근할 수가 있었다. 당시 소련은 일본의 시베리아 기습을 겁내고 있었다. 조르게는 그 같은 기습공격은 없을 것이며, 소련은 오히려 독일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정확한 정보를 알려 주었다.

실제로 1941년에 조르게는 나치독일의 소련침공이 임박했다는 사전 정보를 모스크바에 보내면서 독일군 150개 사단이 집결중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심지어 침공날짜 1942년 6월 22일까지도 정확히 맞췄다. 그러나 스탈린은 그의 정보를 묵살했다. 조르게는 임박한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모스크바에 보내려다가 일본에 체포되어 나중에 처형되었다. 그 후 맥아더 장군은 조르게를 “첩보활동의 빛나는 성공을 보여준 굉장한 사례”라고 묘사했다. 조르게의 일생은 용감하고 재간이 있는 개개 스파이와 스파이 명인이 여전히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는 점을 역설해 주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암호작성 및 암호해독 장비에서 정찰기, 무선기, 레이더에 이르는 온갖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기술혁신이 일어났다. 이 기술들은 정보의 진정한 대량생산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 주었으며 그 중 일부는 수학 이론을 응용한 대단한 고급기술이었다. 그 후로 환상적인 기술발전으로 하늘과 땅을 인공위성, 첨단 광학기기, 음향탐지기 등 영상장비들을 이용하여 지구를 감시하여 대량 데이터의 수집이 자동화되고 처리되는 빅 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수학의 중요성이 더욱 필요한 3세대 암호시대가 절정기에 접어들게 된다.

 

김용수 (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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